자기 딸이 자나깨나 치마나 공주 드레스(그것도 분홍!)를 고집한다며, 틈만 나면 엄마 화장품을 갖다 바르려 한다며, 맞지도 않는 하이힐 신어 보겠다고 뒤뚱거린다며, 몸가짐을 '얌전'히 하려 오바한다며, 인형 머리 빗기고 옷 갈아 입히는 데 매진하는 날이 많다며, 어린이용이든 어른용이든 액세서리에 무한한 관심을 가진다며, 그 아이가 어쩔 수 없는, 천상 "여자"라고 생각지 말라.

'츄리닝'만 입고도 백만 리를 외출하고, 세수도 안 하고 출근하기 일쑤이며, 옷이나 화장품 사는 데 쓰는 돈을 가장 아까워하고, 어떻게 하면 시꺼먼 푸대자루를 개조해 똑같은 옷(그것도 '옷'이라 부를 수 있다면)을 열 벌쯤 만들어 사시사철 입을 수 있을까 궁리하며,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귀는 뚫지만 귀고리는 잘 안 하고, 화장이라고는 무대분장 말고는 이미 10여 년 전에 관두었으며, 온갖 '여성스러운' 취미를 섭렵하고는 있으나 그것을 '여성성'과 결부시켜 생각해 본 적 없는, 치마도 입고 바지도 입지만 하이힐은 발 아파서 싫어하는, 그런 나도 어릴 땐...

자나깨나 치마나 공주 드레스(그것도 분홍!)를 고집했으며, 틈만 나면 엄마 화장품을 갖다 바르려 했으며, 맞지도 않는 하이힐 신어 보겠다고 뒤뚱거렸으며, 몸가짐을 '얌전'히 하려 오바했으며, 인형 머리 빗기고 옷 갈아 입히는 데 매진하는 날이 많았으며, 어린이용이든 어른용이든 액세서리에 무한한 관심을 가지다 못해 가방 장식 스티커를 뜯어 아이참귀고리라고 귀에 붙였었다. (여기에 심지어 옛날 옛날 로마 남자나 고구려 남자가 치마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면 이제 자기 딸은 '천상 남자'라고 할까? 옛날 유럽에서는 '빨강'이 '남자색'이었다고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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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10/01/28 13:50 2010/01/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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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선인 2010/02/08 09:58 # M/D Reply Permalink

    ㅎㅎ 딸래미가 마론인형을 사달라고 해서 어찌해야 하나 고민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알라딘 주인장들의 지지하에 지금은 마론인형이 3개로 불어나기까지 했는데, 딸랑구는 서랍안에 처박아놓고 있고, 아들래미가 간혹 꺼내 열심히 옷을 벗기고 있습니다. -.-;;

    각설하고.
    포장만 해놓고 벼르다가 어제서야 발송했습니다. 이거 하나 보내며 왠 요란이냐 구박은 제게 하시고, 머그컵은 이뻐해주세요. 큼직한 머그에 가득 따라도 두툼하여 잘 식지 않는데다가, Mr.P에게 님 역시 동감을 느낄 거라 믿습니다.

    1. etcetera 2010/02/09 00:11 # M/D Permalink

      ㅎㅎㅎ 그 글 기억나요. 그러고 보니 어릴 때 한두 개 있었던 제 인형들의 운명은 어찌 되었을까요? 전 동생도 없는데 -.-;

      구박은 무슨 당찮은 말씀이세요. Mr.P가 어떤 분이시온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요. 받으면 보고 올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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