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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아주 오랫동안 간직(?)해온, 남모르는 통증이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심대한 지장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가끔 다른 이유로 병원에 갔다가 생각나면 의사에게 물어보는 식이었다. 혹 여기가 아픈 게 이것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그럴 때마다 각기 다른 그들은 나의 통증을 의심했다. 아프긴 뭐가 아파. 그럴 리가. 엄살 부리지 마세요.

고통은 오롯이 나만의 것. 공유되지 않는다.
나눌 수 없으므로 그들은 나의 고통을 알 수 없고, 알 수 없으므로 믿지 않는다.

가장 최근에 만난 의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프다고? 이렇게 거즈로만 살짝 눌렀는데도?
그러나 그나마 그는 '안 아픈데 제가 왜 아프다고 하겠습니까'라는 나의 반문에 처음으로 귀를 기울여 준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나의 통증에도 '이름'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가 알려준 병명으로 검색을 해 보니 오오, 많지는 않지만 나의 증세와 일치하는 글들이 보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인은 불명, 따라서 치료법도 불명.

그러나 이름을 갖게 되자 비로소 나의 고통은 실재하는 것이 되었다. 그러니 나을 수 없다고 해도, 괜찮다. 아직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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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08 14:14 2016/01/08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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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잡담 2)

떨어질까 두려운 게 아니라
절실하지 않음이 들킬까 봐 두렵다.
흠, 그게 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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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6 16:57 2015/11/0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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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랫동안, 다른 모든 건 이해해도 아래 두 종류의 사람과는 절대 사귈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이름이 촌스러운 사람

'촌스럽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긴 할 텐데, 어쨌든 나는 매일 매일 부를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떻게 그 사람이 마음에 들 수가 있겠냐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촌스러운 이름을 가지게 된 게 본인의 탓은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아 미안. 난 안 되겠다. 그렇다고 딱히 선호하는 이름이 있는 것은 아니고, 들었을 때 마음에 드는 이름과 그렇지 않은 이름이 직관적으로 나뉜다. 솔직히 '그분'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면... 음... 새삼스레 그분의 어머님께 감사를. (그런데 매일 매일 부르는 이름이 땡땡씨가 아니라 '앤님'이라는 건 함정;)


기본적인 맞춤법이 안 되는 사람

알고 있다. 많은 여자들이 이거 안 되는 사람과 헤어질까 말까 고민한다는 걸. '모든 게 숲으로 돌아갔다'고 괴로워하는 사람과의 연애라니, 이름이 촌스러운 사람과의 연애보다 끔찍하다. 아직도 나로서는 왜 틀리는지 알 수 없는 돼요-되요 같은 걸 틀리는 사람과 진지한 얘기를 나눈다는 건, 내 생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나는 '꽤나'...를 '꾀나'라 쓰고, '젓가락'을 '젖가락'이라고, '일컫다'를 '일컽다'로 타이핑하는 사람과, 심지어 그 모든 것을 거슬려하지 않으면서, 10년이 넘게 잘 지내고 있다. 그러고보면 어쩌면 그분의 이름이 칠복이나 태평이, 군포라고 했어도(해당 이름을 가지신 분들께는 죄송; 저랑 안 사귀시니 용서해 주세요) 상관없다 했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인생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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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16:43 2015/11/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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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면접과 피면접을 경험했지만, 자고로 입사면접이라는 것은 쌍방간의 소통이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보통은 사측에서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맞을지 어떨지 보는 자리라고들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피면접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정말 다닐 만한 곳인가 아닌가, 면접을 통해 판단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본 면접은 참으로 실망스러웠는데, 나중에 까먹고 똑같은 짓을 또 당하겠다고 할지 몰라 스스로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둔다.

첫째, 그게 뭐 그렇게 비밀이라고 면접위원이 몇 명인지도 사전에 알려주지 않은 것은 그렇다 치자. 면접위원으로 보이는 00명 외에 앞에 앉아서 서류를 보다가도 문을 열어준다거나 진행자와 소통한다거나 하는 저 사람은 면접관인가 아닌가? 면접관인 것 같긴 한데 한 마디도 안 하는 저 사람은 면접관인가 아닌가?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도 내가 어떤 자격을 갖고 있는 사람 몇 명에게 평가 받았는지 모른다. 그 사람들이 회사 내부 사람이었는지 관계자인지 어쩐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이 문제의식이 턱없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책상 앞에 명패를 놓고 있는 면접관을 본 기억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을 테니. 그러나 면접관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조직이 안 그래도 약자일 수밖에 없는 지원자에게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 내지 예의라 생각한다. 내가 면접관의 위치에 있을 때 나는 늘 지원자에게 저는 누구이고 옆의 이 사람은 누구입니다, 당신이 만약 이 일을 하게 된다면 저와는 이러저러한 관계를 맺고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등의 정보를 주었다. 왜 나만 소개하게 하고 당신은 누구인지 말하지 않아? 왜 떨어뜨렸냐고 연락할까 봐 무서워서? 사적으로 연락해서 청탁할까 봐? 그게 걱정이라면 최소한 '면접위원'이라고 한다거나 조직 내·외의 대략적인 직책을 쓴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다.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 안 찾는 거겠지. 이쪽에서는 학교에서 경력, 성격까지, 모든 패를 갖고 있으면서 상대에게는 아무 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글쎄, 면접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을 빼고 생각해보자. 일방에서만 상대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그런 사이에 '대화'가 가능한가? 보통 그런 상황에서 서로 오가는 말들은 '취조'라 부르는 것 같던데.

둘째, 아아 자기소개로 시작해서 경력소개로 끝날 줄이야. 들어가자마자 자기소개 해 보라는 말에서부터 당황해버린 건, 면접의 '루틴'을 무시한 내 잘못. 인정. 하지만 지원자가 낸 서류는 좀 읽고들 오셔야죠. 이거야 모든 조직 모든 면접관의 공통점인 것 같긴 하다만, 왜 서류에 있는 거 또 물어보세요. 시간 안 아까우세요? 하다못해 자기소개를 읽고 '더' 궁금했던 걸 물어보던가, 직무수행계획서를 구체화해 보라고 하던가. 00를 했었네요? 어땠어요? 라던가. 최소한 이 자리에서 서류 처음 봤다는 거 티 내는 질문은 삼가주셔야 하는 거 아닌가.

셋째, 이게 가장 의심스럽고 불쾌한 부분인데,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대체 내가 이 자리에 왜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걷잡을 수 없이 들었다. 우선, 나로서는 이미 정체를 알고 있던 '경쟁자'가 '객관적으로' 나보다 더 적임자로 보였을 거란 데는 동의. 하지만 내가 궁금한 건, 그럼 더 적합해 보이는 사람만 데리고 면접을 보시지 대체 나는 왜 불렀을까 하는 거다. 현장 경력이 없는 게 걱정이라고? 그거 이미 서류에 다 있는 내용이잖아. 그럼 그때 떨어뜨리지 뭐 하러 불러서까지 물어보나. 그 자리에서 "아 예, 그러고 보니 저는 정말 현장 경력이 없어서 안 되겠군요. 안녕히 계십쇼." 이러고 나갈 줄 알고? 대놓고 '너 이런 경력 없잖아? 이런 업무 해본 적 없잖아? 어떡할 거야?' 하는 질문들의 연속이다 보니 이미 서류에서 반 이상 결정이 난 상태이고 난 그저 들러리 선 느낌이 들었다. 서류와 면접이 세트라서 어쩔 수 없이 봤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나를 떨어뜨릴 기회는 이미 두 번이나 있었다. 어차피 채용하지도 않을 사람, 꼬박 이틀이라는 물리적 시간과, 준비와 기다림에 들어간 계산할 수 없는 다른 시간과 열정을 쏟게 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 비록 니가 불리하다만 할 수만 있다면 그걸 면접에서 뒤집어 엎어보라는 의미였을 수도 있겠지. 아 예, 10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자기소개 같은 진부한 질문들 앞에서 말이죠. 광고기획사 신입 지원자들처럼 퍼포먼스라도 준비할 걸 그랬나요.

그들 내부에서야 물론 정당한 절차와 방식을 거쳐 적절한 방식으로 채용을 마무리했을 것이다. 감사 같은 데서 지적당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절차와 형식 등등에 얽매인 나머지 가장 중요한, 사람을 살피는 일 따위는 잊은 것 같다. 그리고 나의 가장 큰 잘못은 그 회사에 대한 기대가 과했다는 거. 대놓고 학력, 학벌, 나이차별 안 한다는 사실에 내가 너무 흥분했었다. 이것도 나의 잘못. 인정. 그러나 이제 알았으니, 나도 사양. 그리고 '정신승리'라 비웃을지 몰라도, 나 같은 인재를 알아보지 못했다는 걸 아쉬워해야 할 주체가 나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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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6 11:24 2015/06/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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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주장하는 녀석의 모친상에 갔다가 내가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주장했던 다른 녀석의 근황을 들었다. 업계의 거물이 되어 있단 말에 기분이 묘했다. 20년쯤 전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녀석은 말했다. 학교를 졸업하면 전문 자격증을 따서 부모님이 계시는 작은 도시에 사무실을 내고 주말이면 농삿일을 거들며 사는 것이 꿈이라고. 해서 그 녀석을 간혹 떠올릴 때 함께 나타나는 이미지는 나락을 볕에 내어 말리는, 그런 것이었다. 그곳에서 그리 살고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업계의 거물이라니.

그 소식을 듣고 행복하니? 묻고 싶었다. 행복하지 않다고 한들 내가 뭐 해줄 것도 아니면서 아니 물을 길도 없으면서 이건 무슨 선입견인지, 어째 소원을 이루지 못한 그는 행복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글쎄, 어쩌면 그건 바쁘고 돈 많고 '성공'한 사람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아니다 좀 더 솔직히, 행복하지 않길 바라는, 선입견 때문일 수도.

그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20년쯤 전의 나는 마흔 무렵의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 줄 상상도 못했다는 데 비로소 생각이 미쳤다. 그렇지만 나는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데에도. 어쩌면 그도 아마 그럴 것이다. 20년 전에는 짐작도 못했던 삶을 살고 있지만 행복할 것이다. 서로를 위해 그렇게 믿자.

연이어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가 나를 좋아했단 걸 그 당시에 알았다면, 그리고 그래서 내가 적극적으로 그와 사귀기로 마음먹었다면, 나는 지금쯤 업계의 거물의 '사모님'이 되어 있었을까? 아아 이번 건 좀 더 쉽다. 지금껏 살면서 주류와 함께 흘러가거나 그 흐름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사람에게 끌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그 당시에 이미 사회적으로 매우 알아주는 머리와 알아주는 학벌을 갖고 있었지만 그뿐. 그러므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런 일은 앞으로도 벌어지지 않겠지만, 이제 와 성공한 그 거물이 다시 내 앞에 나타난다고 해도 나의 선택은 언제나 내 편에 서서 영감을 주는 '그분'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이렇게 생겨 먹은 인간인 것이다. 나는 이편이 더 행복하다는 걸 안다. 그리고 나는 이런 내가 어쩔 수 없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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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06 15:47 2015/05/0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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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이 이전의 반으로 줄어들면서 보다 계획적으로 살 필요성이 생겼다. 고정지출은 예상 가능하니 별 문제 없지만 다달이 닥치는 특별(?)지출이 문제였다. 어느 달은 경조사비, 어느 달은 병원비, 또 어느 달은 자동차 보험료라는 이름으로 찾아오는 지출들. 거기에 맞추다 보니 어느 달은 쪼들리고 어느 달은 좀 남고... 그것까지는 감수할 수 있었지만, (가계부를 착실히 쓰는 것과는 별개로) 그달 그달 이번 달엔 얼마가 나갈까 어떻게 돈을 메울까 하는 데 과도한 신경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안(?)했고, 1년 넘게 성공적으로 유지 관리하고 있다.

1) 부정기/부정액 지출 항목 정해서 계좌 개설하기
일단 부정기/부정액 지출의 주요 항목을 정한다. 이건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다. 내 경우 보험/의료, 생활요금, 차량유지, 데이트, 경조사, 예비비, 미용 피복, 취미, 운동, 여행, 용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항목에 따라 계좌를 개설한다. 항목 하나에 계좌 하나. 은행에 방문해서 종이통장을 만들어야 하는 거면 번거로웠을 텐데 다행히 내 주거래 은행은 은행에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입출금 계좌를 개설해 준다. 인터넷 전용 계좌지만 상관없다. 다만 매달 고정적으로 정액이 지출되는 항목은 제외한다. 예를 들어 매달 4만 원씩 내는 관리비와 55,000원씩 나가는 통신비는 생활비 계좌에 몰아넣는다.

2) 항목별 월평균 지출 금액 산출하기
예를 들어, ‘도시가스’ 통장이 있다 치자. 여름 세 달의 도시가스 요금은 5,000원씩이고 한겨울 요금은 10만 원, 봄 가을 요금은 2만 원 정도라면 연간 지출은 총 40만 원 정도겠다. 이걸 12개월로 나누면 3만 원 정도다. 다른 항목도 이런 식으로 해서 월평균 지출액을 가늠한다. 뭐, 반드시 월평균 금액이 아니라 ‘이 항목에는 한 달에 이만큼만 지출하겠어!’ 하는 의지의 표현이어도 괜찮다. 이를테면 나는 미용/피복에는 한 달에 2만 원을 배정하였다. (지켜진 적이 없다는 게 문제지만... 그럴 때 쓰라고 ‘예비비’ 계좌가 있는 것이다! 예비비 계좌는 아래 팁 참조)

3) 개별 계좌에 월평균 금액 입금 후 해당 항목 지출은 해당 계좌에서 지출하기
이렇게 계산한 월평균 금액에 약간의 여유분을 더한 금액을 다달이 해당 계좌에 입금한다. 위에서 예로 든 ‘도시가스’라면 35,000원 내지 40,000원을 ‘도시가스’ 계좌에 입금한다. 그리고 매달 도시가스 요금을 이 계좌에서 지출하는 거다. 그리고 약간 넉넉하게 입금하기 때문에 1년이 지나면 자투리 돈이 생긴다. 그럼 그걸 적금통장에 넣든지 ‘나한테 선물’을 하든지 아무튼 공돈 생긴 기분으로 쓰면 된다.

그러니까 이건 비고정 지출을 고정지출화 하는 방법인 셈이다. 환갑이나 칠순 등 집안 경조사를 위해 이런 식으로 목돈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서 착안했는데, 1년 동안 운용해 본 결과, 아주 만족스럽다. 덕분에 올 1월 자동차보험이라는 큰 산을 넘었고, 여행도 다녀왔으며, 며칠 전엔 파마도 했으니까. 무엇보다 매월 달라지는 지출액에 따라 가계가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는 점, 무조건 일정액 이상 저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그래서 월급날 각각의 계좌와 적금에 돈을 넣고 나면 생활비 계좌에는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금액(관리비 등)만 남아 있게 된다. (짬 내서 이거 하고 나면 완전 뿌듯함.) 그런데 그럼 용돈은? 또다른 계좌에 한 달 용돈을 입금해 놓고 그때 그때 꺼내 쓴다.

이렇게 관리하다 보면 1년, 혹은 몇 달쯤 지나면 가랑비 젖듯이 각각의 계좌에 여윳돈이 쌓이게 된다. 그럼 그런 돈을 모아 뭔가 사치(?)를 하거나 또 다른 목돈이 필요한 데 쓸 수 있다. 내 경우, 매달 의료비로 4만 원씩을 모으는데 이 계좌의 잔액이 얼마 전 40만 원이 되어 별도의 부담 없이, 벌벌 떨지 않고도 수명이 다 된 금니를 교체할 수 있게 되었다.

참, 누군가 혹시 이 방법으로 돈 관리를 시작하겠다면 ‘예비비’ 계좌는 꼭 만들 것. 경조사비 통장으로도 해결 안 될 만큼의 경조사가 있는 달 같은 때 유용하게 쓰인다.

팁 하나 더. 신용카드 얘긴데, 관리가 안 돼서 신용카드를 안 쓰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항공사 마일리지랑 연계해 놓고 열심히 잘 쓴다. 신용카드를 잘 관리할 자신이 없을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워 놓고 지키면 된다. 1)할부(무이자할부 포함. 절대 ‘무이자’에 현혹되지 말 것)와 현금서비스는 사용하지 않는다. 2)‘미리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여 신용카드를 체크카드처럼 사용한다. 즉, 계좌에 잔액이 있는 만큼만 결제하고 이삼일 뒤 전표가 매입되면 계좌에서 돈을 빼내 바로 결제해 버리는 거다. 나처럼 신용카드 부가서비스가 필요하긴 한데 잘 사용할 자신이 없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이 방법은 무조건 아끼고 아끼고 아끼는 사람에게보다는 적당히 쓰면서도 수입과 지출을 계획적으로 ‘관리’하려는 사람에게 더 적합한 방법이다. 그리고 계좌에 늘 얼마간의 돈이 남아 있기 때문에(왜인지 알 수 없지만 나의 경우 이렇게 모인 계좌들의 총 잔액은 늘 150~250만 원 정도 된다) 정말로 급한 목돈이 필요할 때는 이 돈을 다 그러모아 사용할 수 있다. 줄줄이 통장을 보면 고프던 배도 불러진다는 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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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13 16:02 2015/04/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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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말대로 "21세기는 온전히 페미니즘의 시대"라면, 그런 땡땡땡 같은 글이 나올 수 있을 리 없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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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16 10:46 2015/02/1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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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eauty Guesthouse
어딜 가든 도착 첫날 숙소는 예약하고 가는 편이라 숙소예약 사이트를 통해 예약한 곳. 1박 싱글이 18달러. 등록된 사진은 완전 犬뻥. 곧 쓰러질 것 같은 내부 인테리어와 열 수도 없는 창문(그나마 창문이 있는 방이라 다행?), 무엇보다 방안을 둘러싼 퀴퀴한 냄새 때문에 기절할 뻔. 하루 자고 당장 이사. 다만 직원들은 친절한 편이었으며, 아침도 그럭저럭. 팜응라우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이 아주 좋다는 점은 장점이나 대신 밤 늦게까지 시끄럽다는 건 대단한 단점 (밤에 갑자기 쩌렁쩌렁한 노래방 소리를 듣는 희한한 경험을 함). 젊은 사람이라면 8달러 하는 1층 도미토리는 하루쯤 잘 만할지도; 보장은 못 함.

2) Phan Anh Backpackers Hostel
인터넷을 뒤져 다음 날 찾아간 호스텔. 팜응라우 거리에 면해 있으나 여행자거리에서 5분쯤 더 걸어가야 해서 상대적으로 조용함. 바로 앞에 작은 시장이 있어서 몇 가지 사거나 구경하기 좋음. 첫 날 25달러 하는 1층 싱글룸에 묵었는데... 호스텔에서 나는 모든 소음을 들을 수 있었음. 엘리베이터 작동하는 소리, 로비에서 애들 떠드는 소리, 다른 층에서 변기 물 내리는 소리(정말임)까지. 다음 날 4층에 있는 좀 더 작은 방(22달러)에 묵었는데, 이번에는 엘리베이터 소리가 덜 들리는 대신 옆 방인지 윗 방인지에서 생산하는 배변 소리+변기 물소리가 적나라하게 들림. 여기까지는 참아 보려고 했으나... 개미들의 난입으로 결국 다음 날 또 이사. 첫날 오후에만 침대에서 개미 세 마리를 잡았는데, 다음 날 배낭을 들어보니 그 아래 수십 마리 개미떼가 운집해 있었다;;;

3) Queen Ann Hotel
별 세 개짜리 호텔. Queen Anne 홍차를 사랑하는지라 뭔 상관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름에서 합격; 그러나 숙소 예약 사이트에서는 약간 비싼 값을 부르기에 후보에서 제외했다가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하고 가격이나 물어보자고 들어감. 가격표에는 수페리어(창 있는 더블룸)가 50달러 디럭스(창 없는 더블룸)가 45달러임. 일단 방(수페리어)은 맘에 들어(별은커녕 개미만 우글대던 숙소에서 옮겨왔는데 맘에 안 들 리가 없잖아) 나 여러 날 잘 거니까 깎아줄 수 없냐고 했더니 45달러로 내려감. 그래도 약간 비싼 것 같아서 (더 깎으려는 의도가 아니라 진심으로) 생각해 보고 오겠다고 했더니 당장 42달러로 내려가는 마법이;
그리하여 남은 3박 4일 동안 여기서 잘 먹고 잘 자고 왔다는 얘기.
조식으로는 간단한 뷔페가 제공됨. 호텔 깨끗, 직원 친절, 여행자 거리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메이드가 너무 일을 열심히 해서 아침 식전부터 방 청소하겠다고 오는 것만 빼면(ㅎㅎ;) 나무랄 데 없었음.

그러고보니 호치민에 놀러 간 게 아니고 숙소 검색하러 간 것 같아... 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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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9 18:27 2015/02/0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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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댐 사업의 허상과 핵 보유국이 된 인도에 대한 비판 글 두 개로 이루어진 책. 10년쯤 전부터 책꽂이에 꽂혀 있었는데 이제야 읽었다. '댐'을 '4대강'으로 바꾸어도 내용이 얼추 맞아 떨어진다. 진작 읽을 걸!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룬다티 로이는 '소설'을 쓰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을 갖게 하는 책.

<생존의 비용>
아룬다티 로이 지음 / 최인숙 옮김 / 문학과지성사 펴냄 /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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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9 18:11 2015/02/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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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달 지난 얘기지만 그래도 해야겠기에;

지난 11월 말, 인터스텔라를 보러 갔습니다. 아이맥스에서 봐야 한대서 무려 2주 전에 예약을 했지요. 아이맥스는 무조건 뒷자리를 외친 동행 덕에 예매한 좌석은 맨 뒷자리 장애인석 옆이었습니다.

영화관 좌석배치도
<상영관 좌석 배치도>

이렇게 생긴 배치라, 영화를 보러 온 휠체어 장애인이 없을 경우 우리는 맨 뒷줄에 오붓하게 앉아 영화를 보게 될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휠체어석은 공간과 바(bar)만 있어 휠체어를 타고 있어야만 착석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기 이틀 전, 우연히 들어가 본 영화관 사이트는 제가 예매한 일시의 표가 매진임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응? 장애인석도 매진이라고? 때마침 쥔장의 호기심 발동. 매진 표시는 장애인석까지 매진일 경우 표시되는가, 비장애인석만 매진일 경우 매진 표시를 하는가 하는 것이었지요. 다른 시간대의 예매현황 등등을 살펴보고 마침내 알아낸 정답은? 장애인석까지 매진되어야 ‘매진’으로 표시된다, 입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 저는 ‘색다른’ 경험을 할 생각에 살짝 설렜습니다. 1년에 한 번 영화관을 갈까 말까 하는 입장이라 그런지, 아직까지 휠체어 장애인들이 영화관람을 하기 편치 않은 조건이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 영화관에서 휠체어 장애인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어쨌든 휠체어 장애인도 한참 유행하는 영화를 함께 볼 수 있다니, 한국도 조금은 살 만한 나라가 되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또 하나의 호기심 발동. 이게 정말 장애인에게 판매된 것일까? 혹시 비장애인이 장애인인 척 하고 표를 산 건 아닐까? 그래 시험 삼아(?) 다른 시간대 장애인석 예매를 선택해 보았습니다. 오, 안내 같은 경고 같은 안내 같은 아무튼 팝업창이 표시됩니다.

“고객님이 선택하신 좌석은 장애인석으로 일반고객은 예매하실 수 없는 좌석입니다. 장애인석은 휠체어 전용좌석으로 일반고객은 현장에서 입장하실 수 없습니다. 좌석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일반고객’이란 말이 두 번이나 나와 빈정이 좀 상하긴 하지만 그건 잠시 덮어두죠. 그러니까 내용인즉슨, 이 자리는 휠체어 장애인만 예매 가능하고, 비장애인이 예매한다손 치더라도 현장에서 들여보낼 때 휠체어에 착석한 사람이 아니면 입장을 시키지 않겠노라는 얘기인 거죠.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나는 휠체어 장애인과 영화를 보는, 한국에서 정말 흔치 않은 경험을 한 비장애인이 될 것이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죠. 보통 장애인석(엄밀히 말하면 휠체어석)은 몇 개씩 연달아 설치하는데,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를 보러 온 경우에는 따로 앉을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장애인은 장애인끼리만 영화를 보라는 건가 -_-;) 장기적으로는 어느 자리든 장애인 접근성이 보장되어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당일 낮, 동행과 휠체어석 옆자리에 누가 앉을 것인가를 정하기도 하면서 점심을 먹고 영화관에 입장. 그런데 응? 우리 자리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우리 두 좌석만 동떨어져 보이거나 우리 좌석 옆에는 휠체어가 있어서 바로 눈에 띄어야 할 텐데 말이죠. 뭐지 뭐지? 왜지 왜지? 당황하다 겨우 자리를 찾아 앉고 보니 왼쪽에는 휠체어 대신 이동식 커플석 의자 세 개가 놓여있네요. 그곳에는 젊은 커플 세 쌍이 우리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있고 말이죠. 텅 비거나 휠체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일반의자’ 세 개가 놓여 있으니 우리 자리가 눈에 띌 리 없었습니다.

대외적으로 영화관의 장애인석은 영화상영 10분 전까지 비장애인에게 예매가 허용되지 않다가 (당연하죠. 영화를 보고자 하는 장애인이 언제 예매를 하거나 현장에 나타날지 모르니까요) 영화상영 시간이 임박해서도 좌석이 소진되지 않으면 비로소 비장애인에게도 입장을 허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자리는 영화상영 시간과 관계없이 비워두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만, 현실적으로 저 정도 성의(?)라도 보인다면 크게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옆에 앉았던 사람들의 정체가 휠체어 장애인 전용석을 상영 직전이 아니라 이미 ‘며칠 전’에 예약해서 앉아 있는 비장애인이라는 사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영화관에서 휠체어석을 매진 처리하고 의자를 미리 세팅한 후 현장에 도착한 비장애인에게 선착순으로 좌석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긴 하겠네요. 다른 시간대의 예매상황을 보면 아주 아주 낮은 가능성이긴 하지만요;) 그들이 어떤 경로로 그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되었는지 개인적으로 몹시 궁금하긴 하지만 그것도 일단 넘어가죠. 여기서 중요한 건, 회마다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 수입 빵빵한 영화를 상영하는 대기업 영화관은 휠체어 장애인을 기다리는 대신 회당 72,000원(12,000원*6명)의 추가 수익을 선택했다는 사실이지요. 네, 영화관은 그 돈 받아서 잘 먹고 잘 사시겠지요?

장애인석을 차지한 커플용 간이의자
<휠체어 대신 커플석>

영화가 끝나고 장애인석 운영 규정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장애인석 ‘설치’만을 강제하고 있을 뿐, 설치한 장애인석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거나 기준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저런 식으로 임시의자를 갖다 놓고 비장애인에게 표를 팔아도 아무 제재도 받지 않는다는 거죠. 쩝, 허탈하군요.

몇 년 전에는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일부 상영관에만 장애인석을 몰아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편법’ 운영을 하고 있음이 지적되기도 했는데요, 이젠 설치에 대한 문제제기뿐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까지 함께 점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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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15/01/21 13:26 2015/01/21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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