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vious : 1 : ... 10 : 11 : 12 : 13 : 14 : Next »

오랜만에 웃기는 기사를 봤다.

<은행 수수료 면제 '알고보면 쉽죠잉~'>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 ··· 3D920201

"재테크의 첫 걸음은 가랑비에 옷젖듯 새 나가는 수수료를 줄이는 것이다." 시작은 괜찮다. 그런데 그 다음은?

30여 가지 수수료를 면제 받을 수 있는 국민은행의 'MVP 스타'가 되려면 3개월 예금 평잔(평균잔액)이 3,000만 원(또는 KB평점 1만 점 이상이라는데 이건 뭔지 모르겠으므로 통과)이어야 한다. 가랑비(수수료)에 옷 젖는 건 맞지만 3,000만 원 예금 있는 사람이 '재테크의 첫 걸음'으로 수수료 면제를 고민할지는 심히 의문이다. 물론 고민하기 이전에 수수료는 면제 되겠지만.

다른 은행의 예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은 3개월 평잔이 1억 이상(또는 탑스 점수 2,000점 이상? 이건 뭐꼬??)이면 대부분의 수수료를 면제해 준단다. 그리고 또,

우리은행은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부동산담보대출을 포함한 자산 10억원 이상, 부동산담보대출을 제외할 경우 3억원 이상) 고객은 20여가지 수수료가 면제되며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세번째 등급인 ‘골드등급’(부동산담보대출을 포함한 자산 1억원 이상, 이를 제외할 경우 3000만원 이상)부터 증명서 발급, 통장·증서·카드 재발행, 사고 신고처리 수수료가 면제된다.

최소한 인터넷/모바일뱅킹 수수료도 아까워 하는 20대 직장인의 예로 시작을 했으면, 재테크의 '첫 걸음'으로서 수수료 절약을 얘기하고 싶었다면, "급여 이체를 하면 땡땡은행은 인터넷뱅킹 수수료를 월 몇 회 면제해 준다"라든가 "땡땡은행은 평잔이 많지 않더라도 장기고객에게는 수수료를 이만큼 우대해 준다" 정도는 나와줘야 하는 거 아닌가? 쉽기는커녕 억 소리 나는 소리만 해대다가 고작 마지막에 "한국씨티은행의 ‘씨티원 통장’은 급여이체를 하거나 월 평균잔액을 90만원 이상 유지하면 다른 은행 자동화기기 출금시 월 8회, 이체 수수료는 월 5회까지 무료다"라니, 기사 쓰고 욕 먹기 참 쉽죠잉~ (주위에서 이 말이 요새 가끔 들리는 걸로 봐선 아무래도 코미디 프로 유행어이지 싶네;)

아 근데 이건 "참지 못한 한 마디"에 넣어야 할 것 같은데 한 마디가 아니라 여러 마디라... 킁.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5/19 23:00 2009/05/19 23:00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17

'경제적'으로 살아보려다 딱 한 잔 마시고 버렸다... 요구르트에 쭈쭈바맛이 웬말이냐.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5/15 15:09 2009/05/15 15:09
, , ,
Response
No Trackback , 13 Comments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16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각막기증과 장기기증 신청을 한 건 2005년이었을 거다.
(의대생들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차마 시신기증 신청은 못 하겠더라; 그런 점에서 각막기증 장기기증 시신기증 모두 하겠다고 서약한 김C 같은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피 뽑아서 골수기증용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건 2006년이었나.
예전에 어릴 때는 장기기증이니 골수기증이니 받아서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었는데(그렇게까지 살고 싶은 거야? 하는 마음),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 살고 싶은 사람은 살고 싶은 만큼 살았으면 좋겠고,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도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라섹수술을 받은 건 2007년 8월.

시력교정수술로 유명한 안과는 수술 가능 여부만 알아보겠다고 찾아온 사람들에게까지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수술 후 처방약이 나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주민번호가 필요하다나. 그래서 미리 받아놓는 거라고. 그건 수술 받을 사람한테나 필요한 것이지 않냐고 재차 물었더니, 불쌍한 코디네이터는 우물쭈물 할 말을 잃었다.

어차피 안경 맞추는 게 귀찮아(안경 쓰는 것은 그닥 귀찮지 않았으나 안경 맞추러 가게에 찾아가서 시력검사하고 안경테 고르고 그걸 또 맡겼다가 며칠 뒤 찾으러 가는 일을 1~2년에 한 번씩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귀찮은 일이다. 하물며 오프라인에서 하는 쇼핑이라곤 식료품이 전부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말해 무엇하랴) 가능하기만 하다면 수술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주민번호를 써 주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기분은 좋지 않다(고객의 소리 카드에다가도 적었는데 고쳤을 리가 만무하겠지?)

아무튼, 검사과정은 상당히 까다롭고 친절해 보였다. 시력은 얼마며, 동공크기는 얼마며, 또 뭐더라,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약간의 사시기가 있다고도 했다. 참으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설명들.

시력교정 수술 이후 나는 '큰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고, 어느샌가 안경 쓰던 시절을 잊었다. 아직 버리지 않은 마지막 안경을 보면서 가끔 감회에 젖긴 하지만.

그런데 지난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을 때 들어버린 거다.
"시력교정수술한 사람은 각막기증이 안 된대요."

그제야 머릿속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떠올랐다.
"시력교정수술은 각막을 오목렌즈처럼 깎아서 눈을 좋아지게 하는 겁니다. 어쩌구 저쩌구..."
원래 멀쩡하던 각막을 내 수정체(맞나?)에 초점이 맞도록 깎아내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맞을 리가 없다.
나와 동일한 교정 전 시력을 가진 사람에게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 말인가.
그리고 각막기능은 눈이 (거의) 안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것 아니던가. 내 깎아낸 각막 같은 게 도움이 될 리 없지.
하지만 병원에서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도 나는 그것이 각막기증과 연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갑자기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장기기증은 거의 힘들고, 시신기증은 하지 않을 예정이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살아 생전 (확률적으로 희박한!) 골수기증과 죽은 직후의 각막기증일 텐데 각막기증을 할 수 없다니? 장담컨대, 만약 그 당시 안과에서 시력교정 수술을 할 경우 각막기증은 불가능하다고 얘기해 주었다면 나는 수술을 재고했을 것이다(그러니 안과에서도 알려주지 않은 것일까?). 그러나 친절하신 코디네이터도 간호사도 의사양반도, 각막기증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시력교정 수술 전문안과의 문제는 과도한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요구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직도 내 주민등록증에 붙어 있는 "각막기증" 스티커는 이제 떼어버려야겠지만, 지금이라도 시력교정 수술 전문병원들은 수술을 문의하는 환자들에게 수술의 부작용이나 위험성뿐 아니라 각막기증에 대한 이해와 동의를 구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장기기증과 관련 있는 수술은, 수술 전 설명과 동의 부분에 그와 관련한 고지가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법안은 누가 발의 안 하나?

(3월 19일 추가)
Narae님이 댓글로 알려주셨다. 요즘은 의술의 발전으로 시력교정 수술한 사람도 기증이 가능하단다. 얏호~ 하지만 여전히 장기기증과 관련한 고지는 각종 수술에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Narae님, 다른 의미에서도 고맙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이 썰렁한 블로그에 댓글 달아주신 첫 번째 손님이십니다, 하하;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3/16 11:24 2009/03/16 11:24
, , , ,
Response
A trackback , 6 Comments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11

그러니까 사건은 휴대폰용 이어폰을 잃어버렸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 사건 전에 잠재되어 있던 건, 세계 최대의 껌(내 취미생활. 아 뭔가 다른 이름을 지어줘야 할 텐데;) 데이터베이스 구축시도. 1년 전 마련한 보급형 DMB 전화는 MP3 듣기와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모델이다. 덕분에 껌 관련 동영상을 변환하여 짬짬이 보길 생활화. 덕분에 독서량은 급감 -.-V

이어폰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갑자기 생각지도 못했던 생각이 머릿속에서 기어나왔다. PMP를 사 봐? 일단 화면이 크잖아. 휴대폰 동영상은 너무 작고 뭉개진다구. 제대로 안 보이니 이거야 뭐... 여기저기 뒤져보니 요즘 나오는 보급형은 30만 원 정도로 충분히 구입이 가능했다. 그러나 뜻밖의 암초를 만났으니, 눈 나빠진다며 참으로 참으로 참으로 보기 드물게 반대의견을 피력하신 그분. 참으로 참으로 참으로 보기 드물게 피력하시는 반대라는 걸 알기에 대번에 마음을 접었다. 그리고 다음날 이어폰 새로 구매. 무슨 좋지도 않은 게 15,000원 씩이나 하냔 말이닷. 그리고 또 그 다음날 아침, 잃어버렸던 이어폰 회수.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분도 하나 공수를 해 놓으셨다나 -_-V

이어폰이 다시 생기면서 PMP에 대한 욕심은 급속도로 사그라들었다. 그래, 수험생처럼 끼고 살 것도 아닌데 몇십 만 원 들여서 살 건 없지. 휴대폰 영상도 생각보다 괜찮네. 아 그런데 그런데 이번에 나타나신 신님은 물량까지 갖추고 오셨다. 생각지도 않았던 돈 50만 원. 이름도 아름다워라 "용돈"

처음에는 빚 갚는 데나 써야지 했다. 그런데 또 갑자기 머릿속에서 PMP PMP PMP...가 댕댕댕 울리는 거다. 다시 검색. 30만 원이면 적당하잖아? 사버려 사버려 사버려. 이미 산 걸 그분이라고 어쩔 거야. 애시당초 나한테 뭐라고 하시는 분도 아니고. 그러나, 미리 보아둔 모델을 주문하려던 찰나 눈에 띈 비보급형 모델이 문제였다. 이건 뭐, 메탈 바디에, 내가 사랑하는 단순무식 디자인에(겉에서 잘 보이는 건 액정과 프레임밖에 없더라 *.*) 용량까지, 침이 꼴까닥 넘어가게 생긴 거다. 하지만 마침내 침을 꼴까닥 삼키게 된 건 그놈의 가격. 60만 원이 조금 안 되더라. 그 예쁜 것이!

쿠폰에 마일리지 탈탈 터니 인터넷 최저가보다 3만 원 정도는 싸게 살 수 있었지만 나는 마지막 순간, 그러니까 카드번호를 입력하는 순간 창을 꺼버렸다. 50만 원이면... 세탁기네. 세탁기는 사면 10년은 쓰지만 이건 5년이나 쓰려나? PMP 54만 원을 5년 쓰면 1년에 11만 원. 한 달에 9,000원이 좀 넘고, 이걸 다시 일일로 나누면 300원.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집구석에서 잠만 자도 5년 동안 매일매일 300원이 손에서 빠져나간다는 얘기다. 그럼 나는 PMP를 하루에 300원 가치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나? 그럴 리가.

사실 PMP만 생각한다면 하루에 300원이야 어떻게 해볼 만도 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하루에 몇백 원씩 나가는 냉장고와 세탁기, 침대, 휴대폰 등등까지 합쳐보면, 나라는 인간 하나가 지금과 같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내가 오늘 돈을 한 푼도 안 썼다고 진짜로 한 푼도 안 쓴 게 아닌 것이다. (그래서 난 보험회사들이 하루에 백 원 이백 원만 내면 된다며 꼬시는 게 정말 무섭다)
 
이런 식으로 계산을 하다 보면 소위 디지털 가전이라는 제품들이 얼마나 눈 튀어 나오게 비싼지 '체감'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내가 21만 원 주고 산 휴대폰은 기껏해야 3년이 한계일 것이다. 요즘은 제품을 그 이상 튼튼하게 만들지 않으니까. 그럼 1년에 7만 원. 한 달에 약 6천 원. 하루에 200원. 냉장고랑 세탁기를 합쳐도 하루에 300원이 조금 넘는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휴대폰은 3년보다는 훨씬 훨씬 오래 써야만 하는 물건이다.

반면 날마다 지불하는 액수가 수긍할 만도 한 아이템도 있기 마련인데, 자주 입는 옷 같은 것들이다. 만 10년 동안 겨울이면 날마다 입었던 긴 오리털 파카는 10만 원 주고 샀던 것이다. 1년에 만 원 꼴. 11월부터 3월까지 입으니까 네 달로 셈하면 한 달에 2,500원. 겨우내 하루에 백 원씩을 내고 나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게 또 다른 아이템과 합쳐지면 얘기가 달라지지. 저 위에 세탁기랑 냉장고랑... 합친 데다 백 원까지 더하면, 다시 무시 못할 액수가 된다. 몇십 만 원짜리 옷이라면 10년 동안 날마다 입어야 할 판이다. 그것도 한 벌일 리는 없으니까 몽땅 겹쳐서 입어야 한닷!

언젠가 집에 있는 물건들을 모두 이런 식으로 계산해서, 지금과 같은 삶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내가 하루에 얼마씩 지출하고 있는지를 셈해 볼까 하는데, 일단 개별 아이템의 구매를 결정하는 데는 이런 식의 계산법이 큰 도움이 된다. 이걸 사서 얼마나 활용할 것인가, 보다는 이걸 사면 몇 년 동안 하루에 얼마씩을 써야 하나(감가상각 이런 거 없다 --;) 하루도 빼놓지 않고 5년 동안 삼백 원씩 모을 수 있어?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3/04 10:47 2009/03/04 10:47
, ,
Response
No Trackback , 2 Comments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10

별로 내세울 일은 아니지만 나도 어둠의 경로를 이용한다. 그러나 남들이 으레 하는 것처럼 영화나 MP3를 뒤지는 건 아니다. 목적은 취미생활(일단 껌이라고 하자)과 관련한 DB 구축. 이건 순전히 M모라는 온라인 포럼을 발견한 이후에 시작된 것이다.

껌과 관련한 무슨 동영상인지 음악인지를 찾다가 우연히 들어가 본 온라인 포럼은, 알 수 없는 로마자로 가득했다. 그쪽 언어 중 최소한 영어, 불어, 이태리어, 포르투갈어, 에스파냐어, 독일어는 쓱 보기만 해도 어느 동네 말인지 알 수 있는데, 이 사이트는 아무리 봐도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영어가 아니어도 토렌○와 ○apid○hare 링크는 알아볼 수 있었고, 회원가입을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나의 껌 DB 구축이 시작되었다.

M 포럼에는 별의별 파일정보가 다 올라온다. 심지어 현지에 직접 가지 않는 한 죽었다 깨도 구할 수 없는(아마○에도 안 올라온다) 러시아 껌 제조영상까지 공유된다. 나로서는 감사할 따름. 그렇게 모으기 시작한 껌 제조나 활용법 동영상, 껌 씹을 때 틀어주는 배경음악은 이미 200G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얼마나 모을 수 있을지, 또 그 중 얼만큼의 파일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고 구차한 건 알지만) 내게도 최소한의 원칙은 있는데, 그렇게 얻은 파일은 아무데나 돌리거나 돈 받고 팔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이 정품을 사지 않은 데 대한 최소한의 예의, 혹은 최소한의 무례이다. 이렇게 얻은 영상을 영어와 인터넷 검색에 익숙지 않은 이들에게 팔아먹는 사람들은 정말, 정말... 에효.

M 포럼의 버튼과 메뉴는 헝가○ 말이었다. 그들은 검색에 드러나지 않도록(검색어는 대개 자기네 말 아니면 영어니까) 헝가○ 말로 된 사이트에서 헝가○ 말로 소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불법 공유 사실이 쉽게 드러나 폐쇄되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그러나 헝가○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영어 할 줄 아는 사람보다 턱없이 적기 마련이어서, M 포럼에도 점차 영어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에 포럼 운영자는 최소한의 영어만 사용할 것, 링크게재는 숨김 버튼을 이용할 것을 당부했지만, 그런 조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끔 저작권자들이 찾아와 거세게 항의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논쟁은, 껌 씹을 때 트는 음악 연주자가 촉발한 것이었다. 니들 여기서 이렇게 불법공유해서 내가 잃은 돈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는 항의에 "내 친구가 정품 CD 산 다음에 리핑해서 나한테 준 거야. 난 그걸 올린 거고. 그러니까 이건 도둑질 아니잖아"라는 순진한 발언부터 "우리나라에서는 이렇게 다운로드 받는 걸 불법이라고 생각 안 하거든!"이라는 무식한 발언까지(한국사람은 아니었으면 하는 짜근 소망이 있다;), 항의에 대응하는 방식도 가지가지.

하지만 역시 M 포럼 운영자는 남달랐다. 지난 2년 간 한화 150만 원 정도를 '정품' DVD 구입에 써왔다는 그는 껌 토렌○의 주요 제공자다. 시간을 내어 파일을 쪼개 ○apid○hare에 올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친구들끼리 공유하는 것과 불특정 다수에게 대중적으로 퍼뜨리는 게 같을 수 없다며 "사적인 공간에서 한 사람 앞에서 옷 벗는 거랑 길거리에서 벗고 돌아다니는 거랑 같니?" 하는 연주자의 말에 "우리 동네엔 누드비치 있어. 비오면 벗고 춤추는 사람도 있더라. 너도 와볼래?" 하질 않나, "넌 일하면서 돈 받잖아. 그런데 왜 내 일의 결과물은 공짜로 가져?" 하면 "나 4년 동안 돈 거의 못 받고 일했어. 근데 그거 나 돈 벌려고 한 거 아니고 내가 좋아서, 즐기면서 한 거기 때문에 불만 없어"라고 대응한다. 귀엽기는. 허나 그런 저런 궤변을 떠나 그의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다음과 같은 논리였다.

"DVD를 아마○에서 15달러 안팎이면 산다고? 그렇다 쳐. 해외 배송료 어쩔 건데? DVD 하나당 배송료가 기본 13달러야. 미국 애들은 세일도 많고 무료배송 받는 법도 있지? 해외는 짤없어.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도 많아서 이집트 같은 데는 운송료만 네 배 가까이 들기도 한단다. 그거 주고 DVD 사보겠니? (그러나 토렌○ 프로그램에 표시된 국기 중 성조기가 가장 많다는 점, 대용량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3세계 국가가 거의 없다는 점은 크나큰 아이러니다) 온라인으로 정식으로 다운 받을 수도 있다고? 그거 한 번 해봤는데 리핑 수준 한심하더라. 싱크도 안 맞질 않나, 튀질 않나... 그리고 재생횟수랑 재생 컴퓨터 제한은 왜 해놓은 건데? 하드 날아가면 말짱 꽝이잖아? 그러면서 가격은 DVD 사는 거랑 똑같아요. 그런데 누가 그거 다운 받겠니? 그리고 있잖아, 미국의 10달러가 인도에서의 10달러랑 같니? 누구는 그게 한 시간 시급이지만 누구는 며칠을 애면글면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라고. 그런 사람들한테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10달러밖에 안 되니까 사서 봐'라고 해서는 안 되는 거 아니니?"

뭐 어쨌거나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 )( '')
(이런 어설픈 급마무리라니;;; 아 구차하다;;;)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1/15 13:16 2009/01/15 13:16
, , ,
Response
No Trackback , 6 Comments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8

우연찮게 굴러들어온 아르바이트는, 내가 자신 있어 하는 입력작업이었다. 수첩을 보고 이름과 주소, 우편번호, 전화번호를 엑셀에 입력하는 일로, 건당 몇 십 원을 받기로 했던 것 같다.

땡땡고등학교(땡땡은 익명성 때문이 아니라 학교 이름이 진짜 생각 안 나서다; 전북 땡땡지역-이건 기억 나지만 안 쓰는 거다-이었는데;) 동문수첩은 현 거주지인가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되어 있었고, 각 장(章, chapter)의 맨 앞에는 해당 지역 대표자가 사진과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맨 앞에 나온 사람은 당연히 그 뒤를 따르는 리스트에도 수록되어 있었다. 이 중복을 어찌한담. 그렇다고 그들을 일일이 외워 건너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몇 번은 일일이 찾아 고쳤지만 중복되어도 상관없다는 말에 에라 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쭉쭉 입력했다. Ctrl+드래그로 복사를, Alt+엔터로 줄 바꿈을 할 수 있다는 건 그때, 알바 중개인인 지인에게 배웠다. 그래도 프로그램 사용이 익숙지 않아 몇 번을 다시 치고 또 다시 치고. 그때도 그랬지만, 요즘도 가끔 생각한다. 근데 그건 대체 어디다 쓰려는 거였을까. 아무튼,

마침내 입력이 완성되어 결과물을 전해주러 모처로 찾아갔다. 애석하게도 그 지역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몹시 허름한 건물에서 한 여성이 나와 디스켓을 받아갔던 기억이 난다. 일 계속해 줄 수 있냐는 말에 감사한 마음으로 끄덕끄덕 하고 돌아왔다. 그러나 그 여성은 생각보다 신의 있는 사람은 아니었던 모양인지, 주겠다던 오만여 원의 아르바이트료는 입금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 독촉전화하길 수 차례. 제법 화를 내고서야 아르바이트료는 겨우 입금이 되었다. 그리고 당연한 수순(?)으로 더 이상의 의뢰는 들어오지 않았다.

며칠 전 아침에 눈을 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는 10여 년 전에 이미 엑셀을 다루기 시작했구나(현재 프로그램 사용능력과는 별개다) 하는 생각이 스치며 잠시잠깐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그러다 불현듯, 스치듯 얻은 깨달음. …… 10여 년 전 나는, 남의 개인정보를 입력해 팔아먹는 집단에 일조했었구나. ……

땡땡고등학교 동문들께 삼가 죄송하다는 말씀 아뢴다. 꾸벅.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1/08 15:05 2009/01/08 15:05
, , ,
Response
No Trackback , 5 Comments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7

장경섭에게 바퀴벌레가 있었다면 내겐 '다리마니 벌레(이건 내가 부르는 이름이고, 정식 이름은 '집그리마'라고 한다)'가 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나타나는 이 벌레를, 처음에는 소스라치면서 약으로 잡았다가, 혐오스런 모습(그것도 누구의 눈으로 본 '혐오'란 말인가!) 말고는 별다른 해도 없다기에 웬만하면, 그러니까 내 영역을 많이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보아 넘기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다리마니 벌레란:
세○코 게시판에 가서 찾아보니(질문이 재미없어서인지, 답변이 예전만큼 재미있지는 않은 듯하다), 원래 한국에는 없던 벌레로, 전후 미국에서 들여온 짐에 숨어 들어온 것들이 이렇게 번창한 것 같다고 한다. 당시 미국에서 물품을 공수해 올 만한 집이면 당연히 좀 있이 사는 집이었을 테고, '돈벌레'라는 별칭은 그렇게 붙은 게 아닌가 싶다고. 백과사전을 뒤져보면,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따뜻하고 음식찌꺼기(혹은 잔 벌레들)가 있는 집구석으로 모여든다는데, 우리 집에는 사시사철 상주한다.

아무튼, 요 녀석들이 겨울 들어 안 보인다 싶었다. 벌레마저 못 사는 환경이 되었단 말인가 자책(응?)하던 무렵, 침대 옆쪽 벽과 바닥장판 사이로 벌어진 틈에서 나는 그 녀석의 무수한 다리 끝을 보아버렸다. 벌레 한 마리 숨어들기 딱 좋은 공간이 거기 있었는데, 녀석은 거기서 겨울을 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 너도 살아야지. 거기서나마 겨울을 나렴. 그렇게 우리의 공식적인 동거가 시작되었다.

외로워서 '그'와의 동거를 결정한 건 아니었다. 내게 외로움은 익숙하고 편한 것이다. 다만 나는 점점 내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생명을 아무렇지 않게 죽이는 일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벌레마저 아낄 만큼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지는 못했지만, 그들은 단지 나와 생김이 다르고 사는 방식이 다를 뿐, 내게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 그리고, 집 계약서에 내 도장 찍었으니 너희 집은 아니라고 얘기할 권리가 내게 있을까 하는 의문. 살면 살수록 사는 게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는데 왜 살면 살수록 어렵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지.

다리마니 벌레는 보통 내가 없을 때 집안을 누비다가 문을 열고 불을 켜면 화들짝 놀라서 도망가는데, 이 녀석은 내 눈을 거스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늘 그 자리에 딱 그만큼만 다리를 내놓고 있는 녀석이 뭘 먹고 사는지, 밖으로, 그러니까 내 방으로 나오기는 하는지 궁금했지만 물어볼 수도 없고 CCTV도 없으니 궁금함은 궁금함으로 놔둘밖에. 그저 나는 밤마다 슬쩍 한 번 쳐다보고 오늘도 안녕? 뭘 좀 먹긴 했니? 바나나껍질 안 치우고 놔뒀는데 먹은 거야? 아니면 방바닥에 떨어진 살비듬으로 한 끼 때웠니? 혼자서 웅얼웅얼.

여기서 다시 잠깐, 그 녀석이 우렁각시라는 설에 대해:
집에 들어올 때마다 집안이 조금씩 더 지저분해 보이는 것으로 보아 다른 종류의 우렁각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더라.

그런데 오늘, 모처럼 일찍 집에 들어와 불을 켜니 아니 이런, 그 녀석이 다른 쪽 벽을 타고 있는 게 아닌가. 다리가 좀 더 늘어진 모습을 보고 장판 사이 거주자가 아닌 걸 알았어야 했는데, 다른 녀석이 있을 리 없다는 막연한 고집(은 역시 위험하다-), 멀리서 입으로 후후 불어도 좀체 움직이려 하지 않는 대담함(그건 다리마니 벌레의 천성이 아니라구!), 심지어 벽을 툭툭 쳐도 끄떡 않는 배짱은 결국 오랜만에 레○드를 손에 들게 하였다. 계약을 어긴 건 너라구. 내가 있을 땐 장판에서 안 나오기로 했잖아. 취익~ 췩~

다리마니 벌레든 바퀴벌레든, 벌레를 죽일 때는 레○드를 익사할 정도로 흠뻑 뿌린다. 바퀴벌레는 얼른 죽여 없애고 싶어서. 다리마니 벌레는 죽음에 이르는 고통을 단축시켜 주기 위해서. 물론 죽는 모습을 직면할 수는 없으니 실눈은 필수.

벽지를 흠뻑 적신 레○드를 맞고 땅에 떨어진 녀석을 보고서야 혹시 장판 거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장판 사이를 힐끗 보니 아뿔싸. 변함없이 아주 조금 드러나 있는 다리들. …… 우리는 여기까지라는 걸, 나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지 동료를 죽였다고 밤에 나를 물어버릴지도 몰라. 혹시 좀 전에 그 녀석이랑 응응해서 알이라도 깐 거 아냐? 그럼 집은 다리마니 벌레들의 천국? 으아악.

취익~ 췩~
그냥 거기서 생을 마감했으면 좋으련만, 장판 사이에 뿌리니 참지 못하고 밖으로 튀어나온다. 그것이 우리의 처음이자 마지막 대면. 얼른 가렴. 취익~

안녕.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1/07 21:47 2009/01/07 21:47
, , , , ,
Response
No Trackback , No Comment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6

시간의 가치

구랍(난 이 말이 왠지 있어 보이더라~) 31일이었다. 한해 마지막 날이라 평소 다니던 시간에 학원(20:00~21:40)을 가면 돌아오는 길을 보장할 수 없을 것 같아 이른 수업을 듣기로 결정했다. 낮 열두 시 수업이 있었던 기억이 나서 확인차 학원에 전화를 걸었다.

"오늘 ○○○ 선생님 수업 몇 시에 있나요?"
"원래 몇 시 타임이신데요?"
"여덟 시요."
"네 시, 여섯 시에 수업 있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열두 시 수업은 없구나 싶어 집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네 시에 학원에 가보니 어라? 그 시간엔 수업이 없다는 거다. 강의실 가다 마주친, 전에 수업 들었던 선생님이 그러기에 로비로 내려와 시간표와 강의실을 아무리 뒤져봐도 땡땡땡 선생님의 강의는 보이지 않았다.

이런 땡땡땡한 경우가 있나. 격분하여 월말이라 강의접수로 바쁜 안내 데스크로 쫓아갔다.
열두 시에 오려고 했는데 수업 없다고 해서 네 시에 왔는데 네 시에 수업이 없다니, 이런 땡땡땡한 일이 어디 있다는 말이냐. 전화 받은 직원 불러 와라. 직원 못 찾겠으면 매니저 불러와라. 억울해서 그냥은 못 간다. 옥신각신하고 있으려니까 옆자리 직원이 다가온다. 좀 더 높은 급인 모양. 여차저차, 두 번 엿먹인 거나 마찬가지다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직원, 얼굴이 빨개져서 이해하겠다, 그럼 자기네가 뭘 어떻게 해드리면 되겠냐 한다.

막힌 건 거기서부터였다. 책임자에게 내 울분을 토해낼 생각은 했지만 그걸로 뭔가를 받아낼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럴 땐 대체 어떡해야 하는 건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일단 직원을 데려와라,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겠다 해서 잠시 뒤 만나게 된 직원은 죄송하다는 말만 연발했다. 다른 달 시간표와 착각했었노라며.

이제 두 얼굴이 내게 무엇을 바라느냐고 묻고 있었다. 머릿속을 지나는 생각들. 어차피 여섯 시 수업까지 이 근처에 있어야 하니까 커피나 한 잔 사라고 해? 아니지, 이건 1회분 강의를 못 듣는 셈이니까 1/10 환불을 요구해? 아니 그렇다고 아예 수업을 못 듣게 된 건 아닌데 그건 너무 이상하잖아? 그렇지만 애먼 내 시간과 하루 스케줄이 엉망진창 돼버린 걸. 이건 한 달 수강료 무료로도 보상할 수 없는 거 아냐? 내 월급을 시급으로 쪼개서 놓쳐버린 100분(혹은 200분) 동안 일했더라면 벌 수 있었을 돈을 물어내라고 해? 나 월급 얼마 안 되잖아? 등등등.

결국 나는 직원의 눈을 마주치며, 주의를 주겠다는 말을 믿을 수 없어 직접 얼굴 보고 확인하겠다는 마음에 보고자 했던 것이라며, 앞으로 그런 실수 없길 바란다는 말을 또박또박 일러두었다. 봉변에서 벗어나게 된 두 직원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그러나 내 고민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내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가치는 얼마일까. 시간은 어떻게 돈으로 환산되는 것일까. 돈, 으로밖에 환산이 안 되는 걸까. 시간, 으로도 보상이 가능하다면 나는 그 허우대 멀쩡한 직원에게 데이트라도 신청했었어야 하는 걸까. 참 어려운 문제다. 쩝.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9/01/05 23:11 2009/01/05 23:11
,
Response
No Trackback , a comment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5

요이~ 땅!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etcetera

2008/12/26 19:07 2008/12/26 19:07
Response
No Trackback , 56 Comments
RSS :
http://etceteras.pe.kr/rss/response/1

« Previous : 1 : ... 10 : 11 : 12 : 13 : 14 : Next »

블로그 이미지

투덜투덜

- etcetera

Archives

Authors

  1. etcetera

Calendar

«   2018/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Site Stats

Total hits:
1247466
Today:
96
Yesterday:
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