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랫동안, 다른 모든 건 이해해도 아래 두 종류의 사람과는 절대 사귈 수 없다고 생각해왔다.

이름이 촌스러운 사람

'촌스럽다'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긴 할 텐데, 어쨌든 나는 매일 매일 부를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떻게 그 사람이 마음에 들 수가 있겠냐는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촌스러운 이름을 가지게 된 게 본인의 탓은 아니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아 미안. 난 안 되겠다. 그렇다고 딱히 선호하는 이름이 있는 것은 아니고, 들었을 때 마음에 드는 이름과 그렇지 않은 이름이 직관적으로 나뉜다. 솔직히 '그분'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더라면... 음... 새삼스레 그분의 어머님께 감사를. (그런데 매일 매일 부르는 이름이 땡땡씨가 아니라 '앤님'이라는 건 함정;)


기본적인 맞춤법이 안 되는 사람

알고 있다. 많은 여자들이 이거 안 되는 사람과 헤어질까 말까 고민한다는 걸. '모든 게 숲으로 돌아갔다'고 괴로워하는 사람과의 연애라니, 이름이 촌스러운 사람과의 연애보다 끔찍하다. 아직도 나로서는 왜 틀리는지 알 수 없는 돼요-되요 같은 걸 틀리는 사람과 진지한 얘기를 나눈다는 건, 내 생애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나는 '꽤나'...를 '꾀나'라 쓰고, '젓가락'을 '젖가락'이라고, '일컫다'를 '일컽다'로 타이핑하는 사람과, 심지어 그 모든 것을 거슬려하지 않으면서, 10년이 넘게 잘 지내고 있다. 그러고보면 어쩌면 그분의 이름이 칠복이나 태평이, 군포라고 했어도(해당 이름을 가지신 분들께는 죄송; 저랑 안 사귀시니 용서해 주세요) 상관없다 했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인생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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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16:43 2015/11/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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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면서도 인터넷 (연예)기사는 챙겨 보는 시사인(응?) 쥔장입니다.

오늘 본 기사에서는 "해외 진출을 염두한 ㅇㅇ"라는 문구가 눈에 띄는군요. 그러고 보면 최근 "염두해야" 같은 말들을 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염두"는 동사로 쓰일 수 있는 말이 아니에요. "생각" 같은 말에는 "하다"를 붙여 "생각하다"로 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염두"는 아닙니다. 국어사전 찾아보세요. "생각"이나 "생각하다"는 모두 국어사전에 있습니다만 "염두하다"라는 말은 백날 뒤져도 못 찾을 겁니다. 시간이 아주 많으시면 백 한 날 정도까지 찾아보셔도 돼요. 그래봤자 안 나올 테니 시간 때우기엔 아주 좋을 거예요.

"생각"이라는 말에는 '작동'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어요. 그러니  "생각하다"는 말이 됩니다. 뭐, 그러니까 국어사전에도 있는 거고요. 하지만 "염두(念頭)"에는 그럴 건지가 없습니다. 이 단어는 "생각의 시초", "마음속"이라는 뜻을 가진 한잣말이거든요. 생각해 보세요. "생각의 시초하다"나 "마음속하다"라는 말, 이상하잖아욧!

아무 명사에나 "하다"를 붙인다고 다 말이 되는 건 아니랍니다. "염두하다"나 "염두해 두다"는 이제 그만, "염두에 두다" 내지 "염두에 없다"를 쓰는 교양인(뭐래;)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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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09:47 2010/08/2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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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요"를 "되요"로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되요"는 잊으셔도 "돼요"라는 글을 쓴 적이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분들이 "되요"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아니 대체 왜왜왜왜? 이럴 때면 어서 빨리 인기 블로거가 되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그려. 그런데 이 와중에 "되요"는 틀리니까 "되죠"도 틀리겠지, "돼죠"로 써야 해! 이렇게 생각하는 '의식 있는' 분들이 간혹 눈에 띕니다. "되요"나 "되죠"나 한 끝 차이라 그런가요?

하지만 이 경우엔 "되죠"라고 써야 합니다. 정말 신비하고 오묘한 한글 세계라고 투덜거려도 할 수 없어요. "돼"가 "되어"의 준말인데 "돼죠"라니, "되어죠"란 말은 없잖아요. 아, 고등학교 때 반 친구 하나가 제게 "수업시간에 조용히 좀 해죠"라고 쓴 쪽지를 건넨 적은 있네요. 그 친구는 지금도 어딘가에 "ㅇㅇ야, 좋은 친구가 되어죠" 이렇게 쓸지도 모르겠군요;;;

지난 주에 기준금리 인상이 있었다는데, 관련 인터뷰를 따면서 "걱정이 되죠"를 "걱정이 돼죠"로 자막 처리한 뉴스 보도를 접하고 열어본 잠깐 맞춤법 교실이었습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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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2 13:38 2010/07/1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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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또 인터넷 기사 보다 와서 여는 잠깐 맞춤법 교실입니다. "곤혹을 치르다"가 맞을까요, "곤욕을 치르다"가 맞을까요? 둘 다 한자어라 헷갈리기 쉽습니다.


곤혹 困惑
[명사]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

곤욕 困辱
[명사]심한 모욕. 또는 참기 힘든 일.


풀이에서 보듯 "곤혹"은 어떤 상황이나 상태를 표현하는 데 가까운 말입니다. 그래서 '~스럽다'나 '~스럽게'와 붙어 주로 형용사나 부사로 쓰지요(물론 '곤욕스럽다'라는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잘 쓰이지는 않습니다). 곤란한 일 자체를 가리킬 때는 "곤욕," 그 비슷한 상황이나 상태를 가리킬 때는 "곤혹"이라고 쓰는 것이지요.

때문에 "곤혹을 치르다"가 아니라 "곤욕을 치르다"라고 써야 합니다. "곤혹스럽다"와 "곤욕을 치르다" 이렇게 세트로 기억해 두시면 좀 나을라나요.


* 이건 덤: "치르다"와 "치루다"

"치르다"와 "치루다"도 헷갈리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건 구분하고 말고도 없어요. "치루다"라는 말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거죠. "잔치를 치뤘다(X)" "잔치를 치렀다(O)" 아니 타수도 "치뤘다"가 더 많고 발음도 더 어려운데 왜 굳이 불편한 길로 가겠다고 하시나요.

그러니까 앞으로 제가 끌끌대는 모습이 구경하고 싶은 분들은 글 쓰실 때 꼭 "곤혹을 치뤘다" 이렇게 쓰시기 바랍니다, 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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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30 11:23 2010/06/3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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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에서 "흡입력"이라는 단어를 많이 봅니다. 배우의 연기가 "흡입력"이 있다, 이런 식으로요(녜, 이거 인터넷 연예기사 보다 와서 쓰는 거예요). 그런데 "흡입력"은 액체나 기체 같은 걸 빨아들이는 힘이고요, 매력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는 의미로 쓸 때는 "흡인력(吸引力)"이라고 해야 합니다("引"이 "끌어당기다"라는 뜻을 갖고 있죠. "흡입" 할 때 "입"은 入을 쓰고요). 그러니까 "흡인력 있는 소설"을 "흡입력 있는 소설"이라고 하면, 음, 소설책이 무슨 진공청소기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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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17:53 2010/06/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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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서는 정말 불가해한 일이지만, "되"와 "돼" 혹은 "대"와 "데"를 헷갈리는 사람들이 참 많다. "되"와 "돼"에 관해서는, 정히 구분이 어려우면 "되/돼" 자리에 "하"나 "해"를 넣어보고 "하"를 넣어 말이 되면 "되"를, "해"를 넣어 말이 되면 "돼"를 쓰라고 해도 안 되는 사람은 이조차 안 되는 모양이다. 도대체('도데체' 아님. 틀림 --;) "~ 하시면 되요"가 어떻게 사람들의 글에 이처럼 많이 등장할 수 있는지, 진심으로 그 기원이 궁금하다.

어쨌거나 내 보기에 가장 없어 보이는, 그러니까 글쓴이의 표기법이 10점이었다면 이를 단번에 1점 내지 2점으로 말아먹는 건 바로 이 "되요"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고, 사랑과 존경을 그대 품안에 드리는 그분은 맞춤법과는 아예 담 쌓은 분이지만 내 사랑과 존경에는 아무 지장 없으니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 일관된 생각은, 남들에게 보이려고 쓰는 글은 최소한도의 표기법에는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이 얼만큼이고 어느 선까지 '어긋남'이 가능한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도 괜찮고 저것도 괜찮다고 하다가는 조만간 당최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나 문장이 난무할 게 뻔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아예 맞추려고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이도 저도 설득이 안 된다면, 여기 띄어쓰기나 표기 오류 때문에 같은 문장을 몇 번씩 읽고도 이해 못 하는 인간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잠깐 들립니다"를 읽고 저 사람은 대체 뭘 들었(hear)을까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으며, "일이 붉어졌"다길래 일이 붉어지는(turn red) 게 상상이 안 돼서 한참을 곱씹느라 먹고 자는 데도 모자란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이 "실제로" 있다는 사실을. 좀 더 재수 없게, 그러니까 내 스타일대로 말하자면, 당신은 내 시간을 빼앗을 권리가 없다.

(요새 어째 본론보다 서설이 더 길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아무튼 "되요"와 "돼요"가 헷갈린다면 이 한 가지만 기억하자. 우리 사회에 "되요"라는 표기는 없다. (사실 아주 없지는 않다. 시장에서 "이거 몇 되(부피 단위)요?" 물어보면 "한 되요" 할 때 쓴다. 그러니까 한글 프로그램에서 "되요"를 쳐도 맞춤법 틀렸다고 빨간 줄 안 긋는 거다. "~ 하시면 되요"가 맞아서가 아니라!) 그러니 "되요"와 "돼요"가 헷갈리는 여러분, 지금까지 "되요"를 썼던 자리에 무조건 "돼요"를 넣으시라. 그렇게만 해 준다면 다른 표기 틀려도 5점 밑으로 깎지는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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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6 16:54 2010/05/0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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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할진대 이러할진데"

<화려한 싱글, 돌아온 싱글, 언젠간 싱글> 독후감 마지막에 "이러할진대"와 "이러할 진데"도 구분을 못 했다고 써 놨더니만 잊을 만하면 저 검색어를 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계시는군요. 해당 글을 찾아봤더니 틀렸다고 지적질은 해 놨으면서 정작 어떤 표기가 맞는지는 안 써놨더라구요. 저로서는 넘흐나 당연해서 굳이 쓸 필요가 없었던 건데 생각해 보면 상당한 오만이지 싶습니다. 어쨌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어쩌면 결론이 다겠지만, "이러할진대"가 맞습니다.

"이러할진대"는 아무래도 "이러할"이랑 "진대"랑 합친 말 같잖아요. 근데 국어사전에서 '진대'를 찾아보면 명사로만 나오지 우리가 찾는(?) "진대"는 나오지 않아요. 그럼 없는 말을 맹글어 놓은 것이냐? 그건 아니고요, "ㄹ진대"라는 어미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ㄹ진대

[어미]{‘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예스러운 표현으로) 앞 절의 일을 인정하면서, 그것을 뒤 절 일의 조건이나 이유, 근거로 삼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장중한 어감을 띤다.
- 주인이 취할진대 누가 뭐라 하겠는가.
- 그대와 같이 건강할진대 무엇이 걱정되랴.
- 우리가 이웃일진대 서로 도와야 마땅하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장중한 어감을 띤다"는 표현이 재미있네요. 글로 써 놓으니 좀 웃기지만 "~할진대" 이런 말이 현대 일상어로 잘 쓰이지 않는 건 사실이지요. 아무튼 이 "ㄹ진대"가 "이러하다"에 붙어 "이러할진대"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위 예문에서 보듯 띄어쓰기가 없다는 데도 유의하세요. "어미"는 단어 꼬리잖아요. 몸통 내지 머리에 꼭 붙어 가야죠. 띄엄띄엄 가다 길 잃을 수 있어요(도마뱀이 아닌 다음에야 길보다 목숨을 먼저 잃을 수도;;;).

그럼, "진"는 그렇다 치고 "진"는 언제 쓸 수 있을까요?
사전을 찾아보니 "진드기"를 일컫는 강원/경북 말(사투리)이라고 하는군요.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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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9 10:13 2010/04/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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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기사들에서마저 다들 자꾸 "일사분란"이래서 난 내가 글도 안 쓰고 공부도 안 하고 책도 안 읽고 있는 새 말이 바뀐 줄 알 뻔했다. 쳇.

일사불란 [一絲不亂] 
[명사]한 오리 실도 엉키지 아니함이란 뜻으로, 질서가 정연하여 조금도 흐트러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


-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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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9 10:25 2009/11/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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