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와 다를 수 있어. 인정해. 하지만 바른 건 나야. 그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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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9 17:19 2011/09/0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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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야 새야

더 이상 신경숙의 소설을 읽지는 않지만 뼛속 깊이 외로움에 사무칠 때면,아 그러나 내 외로움은 사람들이 입에 달고 사는 외로워 외로워 노래와는 좀 다르다고 감히 말한다, 새야 새야가 생각난다. 그러니까 어떤 외로움인지 궁금하면 꼭 그 소설을 읽어보기 바란다. 아무튼 새야 새야 앞부분에는 한 어머니와 두 아들녀석이 등장한다. 그들이 주로 수다 떠는 때는 저녁 밥상머리에 앉았을 때였다. 지금 책이 없는 관계로 정확한 문장을 인용할 수는 없으나 아무튼 그들이 가장 수다스러울 때는 숟가락 소리마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고요했는데 그건 그들이 수화로 이야기하는 청각장애인이었기 때문이다. 그 문장을 읽고 참 참 좋았더랬다. 그러나 현실은 소설과는 참 다르다. 지난 번 친구들을 만나러 탄 지하철에는 알 수 없는 소음이 간간이 들려왔다. 멍멍이가 깡깡대는 것 같기도 하고 어린아이가 찡찡대는 것 같기도 한 묘한 소리. 소음에 민감한 데다 호기심도 많은 나는 이윽고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지하철을 훑었다. 아마도 그 때 내 얼굴에 서린 것은 짜증이었을 것이다.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아이와 눈이 마주친 건 그로부터 몇 분 후였다. 아이는 나를 보고 옆 아이를 가리키며 입을 오물거렸다. 뭐? 뭐라고? 나한테 하는 말야? 뭐라고? 이런 병이에요. 마침내 내가 해독한 아이의 문장은 저것이었다. 나를 한없이 부끄럽고 부끄럽게 만들었던 한 마디. 다양성을 존중한다 외치다가 이렇게 나의 한계를 체감하는 순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부끄럽다. 그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그들은 얼마 안 가 내렸고 나는 결국 그 소리를 낸 이가 누군지는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미안하다고 하는 건 순전히 나만 편하자고 하는 일인 것 같아서. 나는 나를 좀 더 벌주어도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고민이었다. 나는 또 내 기준에 벗어난 소리가 들리면 왈칵 짜증부터 낼 거라는 걸 알고 있었으므로. 어떻게 하면 우리 둘 다 아니 셋 다 만족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종종 들었다. 이런 고민을 좀 더 자세히 풀어보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길 한두 달. 지금 문득 끄적이는 건 지금 내 앞 테이블에 앉은 네 명 때문이다. (그렇다. 쥔장은 드디어 커피숍에 앉아 아이패드로 포스팅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흠화화) 두 남자의 괴성에 놀라 움찔하고 노려 보았으나 그들은 괴성, 아니 괴성이라기보다 어딘가에서 쥐어 짠 듯한 소리 내기를 그치지 않았다.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들은 열심히 손으로 대화 중. 아까의 그 소리 말고는 앞 테이블은 한없이 조용하다. 만약 내 짜증난 얼굴을 보았더라면 그들은 내 표정과 시선만으로도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다르다는 이유로 받게 되는 시선과 상처를 모르지 않으면서, 나는 대체 어찌 생겨먹은 인간이길래 아직도 이러는가 싶으니 다시 한 번 부끄러움이 엄습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 시선에 상처 받지 않고 서로 즐겁게 살 수 있을까. 이젠 사후 반성 말고 그냥 행복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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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7 19:45 2010/12/0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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