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생 그를 오프라인에서 본 것은 딱 한 번뿐이다. 육성으로 말을 섞은 것도 단 한 번뿐. 처음이자 마지막 한 번. 몇 번은 더 있을 줄 알았던 한 번.

그가 하늘로 돌아간지 벌써 1년이 되었다. 그리고 방금 그의 1주기에 맞춰 리뷰집과 에세이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늘 온라인에서 만났던 사람이라 그런지 몰라도 아직도 그가 살았던 아파트 앞을 지나노라면 나도 모르게 "앗, 만두 언니네다" 하게 된다. 그러다가 뒤늦게 '아, 언니는 이제 없지' 하는 생각에 풀이 죽는다.

알라딘 물만두. 그에게 나는 수많은 지인 중 하나였을지 모르나, 나에게 그는 무슨 일만 생기면, 아프기만 하면 달려가서 쫑알대고 싶고 위로 받고 싶은 사람이었다. 아마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럴 것이다. 모두에게 자신을 특별하고 애틋한 사람으로 각인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희귀한 병 때문이 아니라 모두에게 살갑고 따뜻한 그의 심성 때문이었다.

어느 볕 좋은 날 후다닥 납치해서 피크닉을 가고야 말겠다는 치카 언니와 나, 그분의 깜찍한 소망은 이번 생에 이룰 수 없게 되었지만 다음 생에는 우리에게 더 좋은 날들이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비록 개인적으로는 내게 다음 생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지만). 이런 속내를 비치면 그는 아마도 아니다, 이번 생도 충분히 좋았다, 고 말할 테지만.

보고 싶어요, 언니.

* 이후 덧붙임
언젠가 언니는, 몸을 움직이기가 더 힘들어져 책마저 읽을 수 없는 날이 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더랬다. 그때 나는 언니에게 그런 날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혹여 그런 날이 오게 되면 열심히 책을 읽어 녹음해 보내주겠노라, 했었다(이 또한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될 줄은 몰랐다). 그랬던 언니가 마지막까지 움직일 수 있었던 신체는 손가락 여섯 개, 였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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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11/12/01 17:26 2011/12/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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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먼 저 위에
더 먼... 저기 위에
넌 거기 위에

모른 척 해
다 잘 하고 있을게

그 언젠가 또 이곳에
먼 훗날 꼭 이곳에 와

모두 널 그리워 해
사진 속의 널
부르고 있어

참 너답게
아름다울 때
아름다웁게

안녕히 이제......
안녕히 지금도....
안녕히 그때......
안녕히 아직도....
안녕히 꿈들도....
안녕히 눈물도....
안녕히 이제......
안녕히 영원히

안녕히 이젠......
안녕히 지금도....
안녕히 그때......
안녕히 아직도....
안녕히 꿈들도....
안녕히 눈물도....
안녕히 이제......
안녕히 영원히

괜찮아 이제......
괜찮아 이제......
괜찮아 이제......
괜찮아 이제......
괜찮아 이제......
괜찮아 영원히

이소라 노래,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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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14 01:03 2010/12/1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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