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 트레일의 포터들

저 사진의 주인공은 기찻길이 아니다. 일명 ‘도촬’로서, 이날 나는 산에서 내려와 말과 글로만 듣던 포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마추픽추의 포터에 관해서는 이 글 참조) 저 작은 체구에, 암만 봐도 25kg은 넘어 뵈는, 키를 넘어선 짐. 저 순간엔 어떤 수사나 합리화도 도움 되지 않았다. 그저, 저들이 지고 있는 것이 내 짐이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마추픽추와는 별개로 ‘마추픽추 마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대한 기억은 좋지 않다. 생계를 순전히 마추픽추 관광객들에게만 기대는 작은 마을은 ‘특색’이랄 게 없는 것 같다. 모든 음식점의 메뉴가 대동소이(피자, 파스타)하고, 가격대 역시 비슷하다. 다른 데라면 어떻게든 피해 다녔을 식당/술집 삐끼들도 피할 수 없다. 아무튼, 산에서 내려와 늦은 점심을 하려고 식당에 들어갔다. 메뉴판 가격만 봤을 때는 좀 비싸지만 이 정도는 쓰지 뭐 하는 기분으로 주문했는데 결제할 때 되니까 서비스 피인지 택스인지 블라블라 하면서 7달러를 더 뜯어갔다. 손바닥만 한 생선 한 마리에 45솔(18,000원쯤)이라니. 미리 말해 줬으면 안 갔을 텐데, 왜 미리 말을 안 했는지 아니까 더 기분이 나빴다.

참고로,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식사할 수 있는 곳은 광장의 중국집이다. 이름은 잊었으나 광장에 면해 있고, 빨간 등으로 중국집임을 짐작할 수 있는, 광장이 내려다보이는 2층 가게. 해외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인 중국음식을 팔고, 채식주의자 메뉴도 별도로 있다. 나는 채소볶음면을 먹었는데 스파게티 면을 몇 가지 채소와 함께 볶은 간단한 음식이지만 양도 엄청 푸짐했고 탄산음료까지 해도 17솔이던가? (이날 저녁 먹은 기록이 없다. 어쩐지, 페루 나오면서 가계부 정리하는데 돈이 좀 비더라니;) 그 정도밖에 안 했다. 20솔이 안 돼서 카드결제를 거절당했다는 게 한 가지 흠(?)이었지만.

내일 아침엔 다시 쿠스코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 일찌감치 자려고 누웠는데 8시 반쯤 호스텔 주인이 문을 두드린다. 어제 리셉션에 있던 사람이랑 다른 사람이다. 그런데 이 주인, 오늘치 방값을 달란다. 으잉? 어제 체크인 할 때 이틀치 지불했는뒈요; 이럴 때를 대비해 어제 영수증 달라고 해놓길 잘했다. 엣헴, 하고 영수증을 짠 보여주는데 헉, 왜 50솔이라고 쓰여 있음? 영수증을 달라고만 하고 금액확인을 안 한 내 불찰이다. 아 짜증. 설상가상, 이 아저씨는 영어를 못하고 나는 스페인어를 못한다. 서로 열나 자기주장을 펼치다가 다시 생각난 것이 구글번역. 겨우 어제 그 남자한테 지불했으니 찾아서 물어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오케이, 확인 후 아홉 시에 다시 오겠노라는 아저씨. 일이 잘못 됐을 경우를 대비하여 구글번역에 돌릴 분노의 영작을 시작했다.

내가 어제 방 잡을 때 리셉션에 있던 그 남자한테 이틀 묵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그 남자가 이틀치 방값을 지불하라더군요. 그래서 100솔을 줬어요. 제가 만약 하루치만 지불했다면, 제가 아침에 나갈 때 왜 제 짐을 여기다 뒀겠어요? 저는 더 싼 방을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솔직히 전 더 싼 방으로 옮기고 싶었어요. 하지만 미리 돈을 지불해서 그럴 수가 없었죠. 사실 말이죠, 이런 상황이 있을지도 몰라서 영수증을 요청했었어요. 그런데 영수증 금액을 확인하지 않았네요. 그건 제 실수예요. 그 남자가 제 앞에서 영수증을 써 줬는데 그게 잘못됐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었죠. 좋아요, 만약 그 사람이 100솔을 안 받았다고 주장한다면, 제가 숙박비를 두 번 지불하죠. 밤도 늦었고 다른 숙소를 찾기도 어려우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당신은 그 사람 해고해야 할 거예요, 알겠어요? 그 사람은 거짓말쟁이니까요. 틀림없이 또 다시 당신을 속일 겁니다.

그 와중에 마침 L님이 메시지를 보내 주셔서 중계 시작; 거기가 어디라고, 곧 달려올 것처럼 걱정해 주었다. 덕분에 용기백배. 에잇, 내 구글번역의 도움을 받아 이 사기꾼들을 반드시 물리치고야 말겠다!

그러나 이 황당한 사건의 결말은 참으로 싱거웠으니... 9시에 찾아온 아저씨는 대뜸 뭐라 뭐라 하며 내 뺨에 자기 뺨을 부비부비 한다. 확인했다는 뜻인 것 같으니 평소 부비부비 인사를 싫어하더라도 좀 참자. 그런데 음, 거짓말쟁이... 사기꾼... 직접 한 얘기는 아니지만 좀 미안하다. 착오의 가능성보다는 사기의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인 건 맞았지만, 그래도 너무 단정해 버린 감이 있다. 그와 별개로, L님 말씀대로 세상은 구글이 구원하나 보다. 다시 한 번 구글번역 만세 -_-;

그러나 이 일련의 사건 덕분에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 대한 인상은 극도로 나빠졌으니... L님에게 기찻삯을 더 지불하더라도 마추픽추는 당일치기로 (당일치기가 가능한 시간대의 기차표는 더 비싸다) 다녀가라고 신신당부해 두었다. 어쩌면 추가로 기찻값을 내더라도 아구아스에서 바가지 쓰는 가격을 생각하면 오히려 싼 걸지도 모른다. 누군가 내게 일정에 대한 조언을 구해 오더라도 똑같이 얘기할 것이다. 나 역시, 아마도 그럴 일은 없을 확률이 크지만 다시 마추픽추를 가게 되더라도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 머물지는 않으리라. 먹을 것도 쿠스코에서 다 싸올 거다, 흥. 어쨌든 덕분에 잠 다 깨서 열한 시 넘어서야 다시 잠들었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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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3 13:52 2014/01/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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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번째 자발적 등산은 약 10년 전, 태백산이었다. 회사 관두고 싶다고 난리 친 끝에 일주일 휴가를 받아 울릉도에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섰는데, 인터넷이고 뭐고 제대로 안 되던 시절인지라 묵호항에서 출발하는 울릉도행 배는 하루 한 번 오전에만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을 리가. 어찌 할까 고민하다 그 길로 오후 기차를 타고 태백으로 갔다. 왜 태백이었는지는, 글쎄다, 내 무의식이나 기억할까. 광부들의 사택을 개조해 만든 콘도형 민박에서 하루를 자고 다음 날 (무식해서 용감하게) 아이젠도 없이 산에 올랐다. 주머니에는 이소라 4집이 든 CDP가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숙소에서 발딱 일어나 ‘지금 나갈까? 아냐, 지금 나가기엔 너무 일러. 날도 추운데.’ 하다가 맞춤한 시간인 것 같아 (그래봤자 여섯 시나 좀 넘었을까) 나가보니 헐, 이미 긴 줄이 형성돼 있다. 한 명을 붙잡고 “이거 버스 티켓 줄인가요?” 했더니 끄덕끄덕 해서 줄 끝으로 가서 대기. 아 그러나 한참을 기다린 내 앞에 보인 것은 매표소가 아니라 버스였으니... 버스표는 저~쪽에서 구입해 왔어야 한다는; 내 발음 그렇게 후지지 않았다고. (발음이 후질 만한 단어가 없잖아;) 그냥 못 알아들었다고 할 것이지 끄덕끄덕을 왜 하냐고! 어쨌든 덕분에(!!!) 우다다다 달려 매표소 가서 표 사고 다시 맨 뒤로 가서 줄을 섰다. 우쒸.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와이나픽추는 건너 뛸 생각이었다. 올라가려고 예약을 해 두긴 했지만 이 몸으로는 무리인 것 같았다. 게다가 악명이 워낙 높아야 말이지. 그런데 막상 마추픽추에 들어가니 할 게 없었다. 음... 그럼 입구만 살짝 구경해 볼까? 하는 생각으로 와이나픽추 화살표를 따라갔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새로운 관문이 나를 맞고, 7시 예약자들이 삼삼오오 들어가고 있다.

와이나픽추. 마추픽추가 늙은 봉우리라는 뜻이고 와이나픽추는 젊은 봉우리라는데, 그 네이밍에 지리학이 개입한 것 같지는 않다. 페루정부는 마추픽추의 하루 입장객을 2500명으로, 와이나픽추의 입장객을 400명(오전 7시, 10시 각 20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와이나픽추에 올라가려면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능력 좋은 현지 여행사는 임박해서도 표를 구해줄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나는 거의 한 달 전 한국에서 예매했기 때문에.)

와이나픽추의 위용
<와이나픽추>

저 사진 뒤쪽에 우뚝 선 봉우리가 와이나픽추다. 그 아래 헛간처럼 생긴 건물과, 그 근처 개미만 한 사람들이 보이는지. 그로써 저 산의 규모와 경사가 가늠 되시는지? 헥헥.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입구만 보고 가는 건 좀 서운하다. 저 문은 넘어보자 하는 생각에 안으로 들어갔다. 표를 검사하고 노트에 이름과 여권번호, 입산시각 따위를 쓰라 한다. (나올 때는 들어갈 때 썼던 이름 옆에 하산시각과 사인을 써 넣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사고관리' 때문이지 싶다 --;) 그런데 내 바로 뒷사람 두 명이 표 없이 왔다가 돌아나가는 광경 목도. 음, 저 사람들은 가고 싶어도 표 없어서 못 올라가는데 내가 여기서 바로 나가면 좀 미안하고 부끄럽다. 그럼 조금만 가볼까? 힘들면 돌아오면 되지 뭐. ...(중략)... 모두가 말한 그대로였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등산은 아니나 한 시간 동안 ‘네 발로 기어’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는 곳도 와이나픽추. 마추픽추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곳도 와이나픽추. 성취감 끝내주는 것도 와이나픽추.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절대 가면 안 될 와이나픽추. 별 거 아님. 진심 실족사만 주의하면 됨 -_-; (이렇게 엄살 떨었지만 막상 올라가서는 열 살도 안 돼 보이는 어린이도 보고, 70세는 되신 것 같은 할머니도 뵙고 그랬다;) 나중에 보니 양쪽 무릎은 다 까지고 내가 미쳤었지 싶었지만, 잘 미쳤었다. 뭘 해도 다섯 시간을 위해 수백만 원을 들여 스무 시간을 날아온 미친 짓보다야. 암.

와이나픽추에서 바라본 마추픽추 전경
<와이나픽추에서만 찍을 수 있다는 마추픽추의 전경>
(지그재그로 되어 있는 길이 마추픽추 전용 버스가 다니는 길이다. 버스값이 왕복 2만 원 돈인지라 돈 없고 체력 좋은 이들은 걸어서 오르내리기도 한다.)

와이나픽추 표지
<와이나픽추 인증. 해발 2693미터>

와이나픽추에서 내려오니 열 시 팀들이 입구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떡실신(;) 된 우리를 보고 약간의 두려움과 설렘, 미소를 보여준다. 아아, 행운을 빌어요!

이제 뭘 한다? 그냥 떠돌았다. 가이드도 해설서도 아무 것도 없이. 거기서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과 영원히 있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들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계속 뱅뱅 돌았다. 그분이 사진 많이 찍으라셔서 (이럴 때만 말 잘 듣는다) 사진은 잔뜩 찍고. 그런데 참 이상한 게,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도 왠지 혼자 거기 있는 느낌이 든다. 실제 찍은 사진을 봐도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되레 고즈넉한 느낌이다. 신기하다. (물론 세계 어디에나 진상은 있다.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노래 부르고 떠들고 다니길래 한국말로 조용히 "니네 어제 기차에서 떠들던 걔네지 __+" 했더니 삽시간에 조용해지더군. 곧이어 대체 우리가 지금 들은 말은 어느 나라 말일까 고민하는 듯하더니 슬금슬금 다른 곳으로 이동하더라는, 흐흐.)

마추픽추 전경
<모두들 찍는 그 각도에서 찍은 그 사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돌을 다룬 방식이었다. 커다란 바위가 땅에서 솟아 파낼 수 없을 때는, 그 바위를 초석 삼아 벽을 만들었다. 돌 두 개의 아귀가 맞지 않을 때는 잘랐는지 갈았는지, 아니면 서로 어울리는 돌을 찾아내었는지, 어쨌든 서로 맞추어 담을 쌓았다. 피하지도 않고, 싸우지도 않고, 함께 흘러가기. 그러면서도 내 중심은 잃지 않기. 어쩌면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충고.

마추픽추의 정교한 담벼락
<마추픽추의 벽>

두 번째로 인상적이었던 건, CCTV와 관제탑이 아니라 사람이 관리하도록 한 방식. ‘최첨단’ 시설을 들이기에는 돈과 기술이 부족했을까? 고용창출이 선결과제였을까? (안전요원이 생각보다 엄청 많다.) 글쎄,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이 기막힌 잉카의 후손들이 최대한 유적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아무렴, 마추픽추 관광객이 페루 전체를 먹여 살리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운 마당에;)

마추픽추의 안전요원
<마추픽추의 안전요원>

점심이 지난 어느 순간, 드디어 나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달라진 것은 없지만, 그냥 다, 괜찮을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내 생일이다. 음력으로 쇠는데(‘내’가 쇠는 건 아니다),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양력-음력 생일이 겹치는 날이기도 하다. 생일선물 참 거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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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2 10:40 2014/01/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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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 페루
* 지역: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
* 숙소이름: Hostel John
* 위치: 마을 자체가 작아서 모든 숙소가 기차에서 내려서 걸어갈 만한 위치에 있음. 이 호스텔은 광장 뒤쪽으로 뻗은 골목에 있음. 정확한 위치는 론리 참조.
* 방 종류: 싱글
* 가격: 50솔. (원래 60~70이었는데 2박이어서 총 100솔로 협상함)
* 아침포함 여부: 불포함.
* 부엌사용: X
* 와이파이: 가능 (3층 안쪽 방에서 접속가능했음)
* 장점
  - 론리에 나옴
  - 호텔입구와 미니마켓이 연결되어 있어 편리함
  - 따뜻한 물은 잘 나왔던 듯
  - 수건 줌
* 단점
  - 늦은 밤이 되자 와이파이 공유기 꺼버리고 다음 날 말할 때까지 안 켜줌. 그 다음 날도 똑같았던 것으로 보아 일부러 매일 그러는 것 같음
  - 화장실 바닥 배수 잘 안 됨
  - 화장실에 하나밖에 없는 창문이 복도로 나 있어 나의 배변/샤워 소리와 남의 소리를 공유할 수 있음
  - 전체적으로 좀 음습한 분위기
* 기타
  - 성수기라 어렵게 구한 방으로,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음
  - 2박 3일 동안 머문 결과, 아구아스 칼리엔테스에서는 가능한 한 안 묵는 것이 상책이라는 결론을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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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0 15:06 2014/01/2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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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카에서 잉카의 수도 쿠스코(Cuzco)까지는 14시간이 걸린다. 그 열네 시간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산 넘고 또 산 넘고 또 산 넘고, 점점 높아지고 달리는 건 버스인데 내 숨도 차고, 창가에 둔 물병이 빵빵해졌다 쪼그라들기를 반복하고, 그럼에도 바깥 풍경은 혼자 보기 아깝게 멋있고.

쿠스코라고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저기가 쿠스코라는 건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동네에 온 듯, 기와집도 있고 전체적으로 예스럽다. 그러나 동시에 알 수 없는 품위와 위엄이 느껴진다. 도시 전체에 후광이 걸린 것 같다.

쿠스코 가는 길
<쿠스코 가는 길>

마추픽추는 이맘때가 성수기라서 쿠스코 숙소를 미리 예약해 두었다. 이름이 예쁘고, 여자들이 주로 있을 것 같아서 선택한 마마 시모나. 마마 시모나 산이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숙소는 나쁘지 않았다. 서둘러 짐을 풀고 볼리비아 영사관을 찾아가는 모험을 감행. 찾기 어렵다는 악명이 자자한 곳이라 나 역시 엄청 헤맸다. 현지인도 모르는 길목에 있을 게 뭐람. 그 근처를 한 시간 이상 헤맨 끝에 겨우 찾았으나 으아악, 업무시간 종료! 할 수 없지. 마추픽추 다녀온 다음에 다시 가야 한다. (볼리비아 영사관 찾아가는 방법은 여기 클릭)

저녁에는 드디어 L님을 만나 저녁을 얻어 먹고, 잠을 청했다. 내일은 마추픽추 턱 밑까지 이동한다.

아침에 일어나 미니 버스(콜렉티보)를 타고 기차역이 있는 오얀타이탐보(Ollantaytambo)에 도착했다. 이 기차가 마추픽추 턱 밑에 있는 작은 마을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에 데려다 줄 것이다. 그런데 기차는, 기차는... 그 옛날 경춘선이 떠오를 정도로 시끄러웠다. 놀러 간다고 들뜬 마음에 관광열차, 거기에 머릿수가 합쳐치면 가공할 만한 소음을 만들어낸다. 아아 이건 좋지 않은 징조야, 절레절레.

가끔 나는 정말 바보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있는데, 그날이 그런 날이었다. 나는 왜, 성수기라고 쿠스코 숙소는 미리 예약해 놓고 정작 이틀이나 잘 예정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숙소는 알아볼 생각도 안 했던 걸까? 몇 군데 게스트하우스에 들렀지만 남아 있는 도미토리가 없다. 겨우 남아있는 70솔짜리 싱글룸도 하루밖에 안 된다고 한다. 이러다간 경찰서 가서 하룻밤만 재워 달라 사정해야 할 판이다. 대체 같이 기차에서 내린 그 많은 여행객들은 다 어디서 짐을 푼 걸까. (사실 이건 새로운 목적지에 도착할 때마다 궁금하다;) 다 포기하고 경찰서로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골목에 있는 호스텔 간판이 보인다. 론리에도 나와 있는 호스텔 존(John). 1박에 60인가 70솔을 불렀는데 이틀 잘 거라고 하니까 100솔로 퉁쳐 주었다. 하루에 이만 원 돈이니 어차피 선택의 여지도 없고, 이곳이 물가가 비싼 곳이라고는 해도 한국 모텔값에 비하면 싼 편인지라 그냥 감사히 들어가기로 했다. 쿠스코의 30솔 도미토리 따위는 잊어라! 며칠 (그래봤자 이틀) 도미토리에서 고생했으니 좀 쉬라는 계시로 이해하기로 했다. 시장에서 이것 저것 사다가 방에서 와구 와구 먹고 마실 테닷.

방 잡기 좀 전부터 비가 한두 방울 떨어지더니 오후가 되니 제법 온다. 페루에서 처음 맞는 비다. 그나저나 이 상태라면 내일 와이나픽추는 못 올라가겠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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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0 14:50 2014/01/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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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픽추로 가는 기차를 예약하려고 잉카 레일 홈페이지에 갔다. 참고로 마추픽추 턱 밑까지 기차가 다니는데 선발주자 페루 레일과 후발 잉카 레일 두 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엄청 비싸다. 중요한 얘기는 그게 아니고...

1.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 기차 스케줄 조회를 했더니 서치를 못 한다. 먹통이다.
2. 아이패드에서는 됐던 게 생각 나서 크롬에서 해 봤더니 제대로 된다. (맨 반대의 경우만 보다가 신선하긴 했다;)
3. 예약을 하고, 결제를 하려면 로그인을 하라고 해서 귀찮지만 계정을 만들고, 결제를 하려고 했더니... (여기서 한국 결제 시스템으로 넘어감)
4. IE에서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단다. (예상했던 바다. 지난 주에 마추픽추 입장권 결제할 때 한 번 당했었다. 그래서 애초에 IE에서 시작했거늘...)
5. 그런데 IE에서는 결제 페이지로 넘어갈 방법이 없다. 로그인 버튼도 없고, 예약번호 입력 페이지도 없고, 있다 하더라도 해당 페이지로 넘어가지지도 않는다.

이런 식으로 답 안 나오는 주고 받기에 갇히면 물리적으로 숨이 막히는 사람이라 지금 딱 죽을 것만 같다. 후아.

* 세 시간 후 덧붙임:
결국 페루 레일로 바꿔서 IE에서 예약 및 결제 성공. 덕분에 기찻삯은 10달러 아끼고, 예정에 없던 1박은 추가되었다. 페루 레일은 계정 만들라고도 안 했다. 잉카 레일 흥! (아 근데 잉카 레일 홈페이지에는 계정 없애는 메뉴가 없;;;)

* 이틀 후 덧붙임:
혹시 페루 레일로 마추픽추까지 가려는 이들을 위한 팁. 인터넷으로는 쿠스코-마추픽추 구간만 예약 가능하고, 오얀타이탐보(Ollantaytambo)-마추픽추 메뉴는 없다는 설(?)이 있는데, 출발지에 오얀타이탐보가 안 보이기 때문인 것 같다. 오얀타이탐보에서 출발할 사람은 행선지(마추픽추)를 선택한 후, 출발지를 "Sacred Valley"로 하면 된다. 예약과 결제가 완료되면 출도착지에 Ollantaytambo라고 찍힌 걸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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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8 14:08 2013/07/0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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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인터넷을 뒤져 대충 경로를 정하고 인-아웃 도시를 결정해서 항공권 예매를 한 다음 제일 먼저 한 일은 아마존에서 론리 플래닛 킨들 버전을 구입한 것이다. 나는 페루, 볼리비아, 칠레 세 나라에 묵게 될 것이다. 한 나라를 돌기에도 빠듯한 시간이지만, 일여행 일국가 원칙을 고수했던 나이지만(이라고 얘기하면 뭔가 여행 좀 다녀 본 사람 같...은가? 흠흠;), 마추픽추만으로 만족하려던 나를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이 붙들었고, 볼리비아에서 한국으로 오는 것보다는 칠레에서 오는 편이 더 쉬워서 본의 아니게 3국을 거치게 되었다. 체류기간은 쓰인 순서대로 될 확률이 높고, 어쩌면 산티아고에서는 와인 한 잔 맛 보고 후다닥 비행기를 타게 될 지도. 이스터섬에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한나절 정도 하고 정보를 찾아 보았으나 그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만큼 매력적이진 않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게만 그렇다. 어떤 이에게는 마추픽추에 가겠다는 내가 멀쩡해 보이진 않을 테니까.

론리 플래닛의 이북 버전은 아직 적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애초에 다른 여행서를 살 생각은 해 보지도 않았고, 다행히 내겐 론리 플래닛을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독해능력이 있다. 킨들 앱에는 영영사전도 딸려 있고. 아무튼 킨들 버전 론리 플래닛에 대한 얘기는 따로 하기로 하고, 오늘은 기억해 두고 싶은 내용이 있어 기록해 두려고 한다.

마추픽추에 가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등등을 취합해 보면 1)현지 여행사를 통해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것(선택에 따라 당일여행이 될 수도, 1박 2일이 될 수도 있다), 2)직접 기차표와 입장권을 예매해서 가는 것, 3)현지 여행사를 통해 잉카 트레일(Inca Trail)을 따라 걷는 것, 4)경비절감을 위해 기차를 타지 않고 우회하는 것 정도로 정리된다. (이건 가이드나 자료를 봐도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던 내가 결국 사태를 파악한 후 자의적으로 한 분류라서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보통 1)이나 2)를 선택하고, 3)은 돈은 돈대로 쓰고 시간과 체력소비도 크고(기분 내기는 물론 최고겠지만), 4)는 돈은 엄청 아낄 수 있지만 신체 건강한 20대가 아니면 몸살 나기 딱 좋은 선택지다. 어쨌든 이 옵션들 중 론리 플래닛이 가장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 것은 3)이다.

잉카 트레일이 무엇인고 하니, 보통은 기차와 버스 등으로 마추픽추에 올라가는 길을, 옛날 잉카인들처럼 걸어서 올라가는 것이다. 적어도 너댓새는 걸리고, 중간에 호스텔 같은 건 당연히 없다. 오로지 캠핑뿐. 따라서 현지 여행사(허가 받은 여행사만이 잉카 트레일을 조직할 수 있다)에 신청하면 그룹을 지어(돈 일이백 정도? 들이면 나만을 위한 프라이빗 투어도 가능은 하단다) 텐트 짊어지고 가는 사람, 음식 준비해줄 사람 등이 여행자와 동행한다고 한다. 인기가 많아 성수기 때는 당연히 몇 달 전, 비수기라도 몇 주 전에는 신청해야 갈 수 있다고 한다. '신청'과 '가능'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건, 입장가능 인원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제한'에는 여행객뿐 아니라 가이드나 스태프도 포함된다. 어쨌든 오르는 길에 보이는 풍광도 멋있고, 무엇보다 옛 발자취를 따라 걷는 것이니 마추픽추를 그리던 사람들에게는 꿈의 루트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텐트부터 식기까지 다 짊어지고 올라가야 하니 스태프 수가 만만찮을 터. 어떤 분의 후기를 보니 여행객과 스태프의 수가 거의 반반이었다고 한다 ('거의'라고 하는 건 스태프가 한두 명 더 많았다는 뜻). 여행객들의 개인 짐도 만만찮을 것이다. 침낭 등 캠핑용품을 몇십 킬로그램씩 이고 지고 며칠씩 가는 것이 여행객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닐 터. 그래서 개인 짐꾼을 고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모양이다. (개인 짐을 들기 위한 용도로만 짐꾼을 고용할 수 있는지, 공용 짐을 드는 사람들이 무게를 분배해 개인 짐까지 드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때부터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짐꾼이라니, 그룹에 꼭 필요한 짐도 아니고 (그조차마음이 편치 않을 마당에) 누가 등 떠민 것도 아니고 나 좋자고 내 짐 갖고 올라가면서 알량한 몇 푼으로 내 짐을 남의 어깨에 짊어 지우다니. 물리적인 짐은 줄 지언정 마음의 짐은 더 무거워질 게 뻔했다. 그렇게까지 해서 잉카 트레일을 타야 하나? 대체 이 짐꾼들은 얼마나 받고 그 일들을 해내는 거지? 엄청난 회의에 빠져 있을 때 딱 등장하는 회색 박스. “PORTER WELFARE(짐꾼들의 복지)”라는 제목이다 (배경색 있는 텍스트라 당연히 눈에 엄청 잘 띈다). 아마도 저작권 위반이겠지만, 비상업적 행위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해당 내용을 초벌번역 수준으로 옮겨 본다.

과거 잉카 트레일의 짐꾼들은 극심한 저임금과 엄청난 짐,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렸다. 비교적 최근의 법률들은 짐꾼들에게 최저임금 S170(역주: 한화로 7만 원 정도)과 양질의 잠자리와 음식, 현장에서 다친 경우 적절한 처치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트레일의 체크포인트들에서는 짐의 무게를 재도록 한다 (각각의 짐꾼에게는 20kg의 그룹 장비와 5kg의 개인장비가 허용된다).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짐꾼들을 도와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의 짐을 현명하게 고르는 것이다. 양심적인 여행사들이 있기는 하지만, 소수의 여행사들만이 잘 정비된 장비와 조직, 가이드를 갖추고 있다. 양질의 잉카 트레일은 최소 미화 500 달러가 들 것이다. 이보다 저렴한 상품은 삭감된 원가를 보전하기 위해 대개 잉카 트레일과 기타 트레킹에서 짐꾼들의 복지를 깎기 마련이다. 본 여행서에서 추천하는 회사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트레일 과정에서 당신이 더 해줄 수 있는 일:
  • 짐을 너무 많이 챙기지 말 것. 누군가가 여분의 무게를 져야 할 것이고, 그로 인해 짐꾼은 본인의 중요한 짐을 놓고 가야 할 수도 있다.
  • 식사 텐트가 짐꾼들의 숙소로 사용되는 경우, 텐트에 너무 늦게까지 남아 있지 말 것.
  • 음식이 마음에 들었다면 요리사에게 팁을 줄 것. 짐꾼들에게는 늘 팁을 줄 것.
  • 팁은 솔(역주: 페루의 화폐단위)로 개인에게 직접 줄 것. 나눠 가지라는 의미로 여행사나 가이드에게 주지 말 것.
  • 잉카 트레일 때 썼던 장비를 다시 사용할 계획이 없을 경우, 좋은 침낭 같은 장비는 짐꾼들에게 황금과 같다. 여행이 끝나면 따뜻한 재킷, 헤드램프, 작은 도구들(pocket tool) 같은 것들을 주는 것도 사려 깊은 일이 될 것이다.
  •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경우 가이드와 여행사에 얘기하고, iPeru(www.peru.info) 지점이나 온라인에 정식으로 불만을 제기할 것.

가이드와 장비는 매해 점검을 받도록 되어 있으나 무책임하게 운영되는 회사를 정지시키는 데는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트레커들에게 당신의 피드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짐꾼들의 삶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고 싶으면 2011년 Banff Film Festival에서 대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Mi Chacra를 찾아 볼 것.

엄청난 노동착취라 할 만한 일조차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하는 제3세계 사람들의 증언은 늘 나를 먹먹하게 만든다. 윤리적으로 내 짐을 내가 모두 드는 것이 옳겠지만 그것은 곧바로 짐꾼들의 생계에 타격을 입힐 것이다. 그리고 론리는 어떻게 하면 여행객들의 마음의 짐을 덜고 짐꾼들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하고 있었다. 저 구체적인 팁들, 괜히 세계 최대의 여행안내서 출판사가 아닌 거다. 저 박스만으로도 론리 세 권에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았다. 살아생전에 저런 마인드로 만들어진 국문 여행서를 볼 수 있을까...?

아마도 나는 저 위에서 말한 2)의 경로로 마추픽추를 방문하게 되겠지만, 마추픽추에서 페루의 짐꾼들을 보게 되더라도 막연히 마음 아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고맙다, 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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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8 11:56 2013/07/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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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 곳이 두 군데 있다. 페트라와 마추픽추. 뭐, 유네스코도 가보라고 했고(친구냐!). 왜 하필 그 두 곳인가, 이집트 피라미드도 아니고 유명짜 한 유럽의 어디 어디도 아니고, 이것은 허세인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는 인간의 하찮음과 위대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에 매료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은 그뿐, 훌륭한 건축물도 그뿐. 아름답고 대단하다고 느끼지만 그 이상의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다. 그러나 페트라와 마추픽추는 어떤가. 압도적인 자연환경(바위산, 산꼭대기)에 놓인 한낱 인간의 자질구레함(페트라의 가장 유명한 건물, 도서관 앞에 선 관광객들의 크기를 보라), 그러나 그런 곳에 바위를 깎고 벽돌을 쌓아 도시를 지어 살았던 인간들의 경이로움. 히야, 또 가슴이 뛴다.

마침내 전달한 사직의사는 무급휴가 한 달로 귀결되었고(남들이야 왜 '베팅'을 그렇게밖에 못 했냐 하지만 난 '베팅'을 한 게 아니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다), 당장 어딜 갈까 단고(短考)에 들어갔다.

희망순위대로 하자면 페트라가 1번이고 마추픽추는 그 다음이다. 페트라를 생각하면 막 내 전생 같고 고향 같은 마음이 들지만(역시 나는 서아시아인 정서인 듯) 마추픽추는 그냥 남의 것 같은 그런 마음?

하지만 정작 내가 예약한 노선은 인천-페루. 마침 그 나라에 L님이 계셔서는 아니다. 사실 우리가 그렇게까지 '막역'한 사이는 아니니까. 여행지에서 잠깐 만나면 기쁘고 좋을 사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겠지만.

살면서 언제 다시 이 정도의 시간을 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페트라는 아무래도 같은 대륙이니까. 가는 데 하루면 되니까. 무엇보다 나는, 페트라에 갈 기회를 틀림없이 다시 만들어 낼 테니까.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곳은 역시 '늙은 봉우리(마추픽추)'였다.

마추픽추의 존재를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체 게바라의 평전을 읽을 때였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로 알려진) 그의 젊은 시절 남미여행기를 읽을 때였나, 그것도 아니면 그냥 여기 저기 기웃거리며 머리에 닥치는 대로 쑤셔 넣던 어느 날 중 하나인가. 뭐, 이제 와서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한 달 뒤엔 거기 있게 될 거라는 것뿐. 다만 걱정스러운 건... 마추픽추의 최대 성수기는 8월이라는 것. 쿠당.

* 덧붙임
여행을 위해 따로 블로그를 만들까 생각했는데 살포시 폴더를 하나 더 얹는 것으로 정리하기로 한다. 일 너무 벌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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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13/07/01 13:52 2013/07/0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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