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에 가려면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쿠스코에 있는 영사관에 가면 공짜로 받을 수 있어서 여기서들 많이 받아 간다고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 그런데 여기 찾기가 까다로워서 택시를 타고 가도 좀 헤맸다고 하는 증언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용감하게도 버스를 타고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택시 타는 걸 싫어하고, 외국에서도 택시보다는 가능한 한 대중교통 이용하는 걸 더 좋아합니다. 돈도 아끼고, 사람 구경 마을 구경하는 데도 버스나 전철이 더 좋거든요. 아르마스 광장에서 택시를 타면 3~3.5솔이라고 하는데, 택시가 더 좋은 분들은 그거 타시고, 버스 타실 분들은 다음 내용을 익혀 두세요. 버스로는 1.4솔(San Pedro 시장 기준)이니 반값이죠.

볼리비아 영사관의 주소는 Av. Oswaldo Baca 101입니다. 그런데 이 주소 보여주면 현지인도 잘 못 찾습니다. 저 Oswaldo Baca가 일반적인 길처럼 직각으로 교차하는 게 아니고, 골목 뒤쪽으로 가지 친 작은 길이라 그렇습니다. 덕분에 처음 찾아갔을 때 현지인 십수 명을 붙잡고 물어보았으나... 이쪽으로 가래서 가면 없고, 다시 물어봐서 왔던 길로 가래서 다시 가면 없고 하는 통에 그 근처를 한 시간 동안 뱅뱅 돌았습니다. (그래서 영사관 찾아가는 방법을 꼭 올리겠노라 다짐했습니다.) 따라서 버스에 대고 ‘오스왈도 바카 가나요’라고 물으면 안내원은 백이면 백 노노, 하고 가버릴 겁니다. 그러니 시립병원 가냐고 물으셔야 합니다. 찾아야 할 시립병원은 ‘Hospital Regional Cusco(오스삐딸 ㄹ레히오날 꾸스꼬)’입니다. 앞에 ㄹ하나 더 있는 건 오토바이 부르르 할 때 나는 그 ㄹ 표시입니다. 그런데 긴 데다 원어민 발음이 아니어서인지 잘 못 알아들 듣더군요. 시내지도 하나 구해서 표시해 가시면 좋습니다. 병원위치는 지도의 오른쪽 상단쯤에서 찾아보세요. 간혹 ‘오스삐딸’은 알아듣고 어느 병원이냐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립 내지 공공병원이 어딘가에 또 있나 봅니다. 그럴 때는 ‘Avendida de la Cultura(아벤디다 데 라 꿀뚜라)’를 외치시면 됩니다. 병원이 있는 거리 이름입니다.

20분쯤 지나면 착한 페루 버스 안내원은 내려야 할 때를 알려줄 것입니다. 내리세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360도 돌면 ‘나 병원이야 병원이라구’ 외치는 건물이 하나 보일 겁니다. 모를 수가 없어요. 계몽 벽화가 잔뜩 그려져 있으니까요. 어떤 버스는 Avendida de la Cultura가 아니라 병원 직전에 우회전해서 내려 주기도 하는데요, 당황하지 마시고 물어 물어 병원을 찾아 보세요; (아마 저 병원에서 황열 예방주사도 놔준다는 것 같죠?)

시립병원 건물

병원을 찾았으면 길을 건너서 한 10분 산책한다 생각하고 병원 담벼락을 따라 걸으면 됩니다. Avendida de la Cultura를 지나가는 버스는 병원 앞에서 내릴 필요 없이 한두 정류장 더 가도 되는데, 저는 한두 정거장으로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병원을 표지 삼아 걸었습니다. 담벼락을 따라, 한 10분, 병원 끝에 다다랐더라도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쭉 걷습니다. 걷다 걷다 보면, 길 건너에 거대한 LED인지 LCD인지 전광판이 하나 보입니다.

Avendida de la Cultura에 있는 전광판

그리고 왼쪽에는 이렇게 생긴 간판이 보입니다. "Caja Metropolitana"라고 쓰여 있군요. 이 은행(?)을 끼고 좌회전 하시는 겁니다. (전광판은 여기 도착하기 전에 찍은 것으로, 실제로 좌회전할 때쯤에는 맞은편에 있어야 합니다.)

Caja Metropolitana 간판

좌회전하면 이런 풍경이 나올 거고요, 목표는 저기, 한 블록 뒤쪽에 있는 레스토랑 배너입니다. 혹 그새 배너가 없어졌거나 할 수도 있으니까 다른 요소들도 잘 보아 두세요.

좌회전하면 멀리 보이는 레스토랑 배너

자, 이 앞까지 도착했으면 우회전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레스토랑 배너

우회전할 때 보이는 풍경입니다. 이 블록 끝에 회색 빗살문이 보이시나요? 바로 저기가 목표지점입니다.

우회전 하면 맞은편  끝에 있는 건물

거기까지 가면, 이렇게 생긴 표지석을 마침내 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AVENDIDA OSWALDO BACA라고 아주 작게 쓰여 있는 돌이 맞은편에 박혀 있습니다. 영사관은 101번지라 바로 그 앞이구요.

영사관 앞 거리 표지석

비자에 필요한 서류나 영사관 근무시간 등은 다른 분들이 쓰신 글에 많이 있을 테니 그거 참조하시구요, 제 블로그에서는 찾아가는 방법만 익히시면 되겠습니다. 끝나고 나오면 맨 처음 골목으로 접어들었던 저 파란 간판의 다른 맞은편(즉, 아까 좌회전을 하지 않고 직진한다 생각)에 시내로 나가는 버스가 무수히 지나가니 그걸 타시면 돼요. 그럼 행운을 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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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14/01/20 16:16 2014/01/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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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열 예방접종은 볼리비아 비자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다. 인터넷에서 발견한 거의 모든 정보가 볼리비아에 입국하려면 비자가 필요하고, 비자를 받으려면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 없이 그냥 돈만 내고 비자를 받았다고도 하고, 아무튼 볼리비아 비자에 관해 믿을 만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믿을 만하겠지 싶어 찾아간 주볼리비아 대사관 홈페이지에 있는 비자 정보는 2010년 게시글이었고, 심지어 주볼리비아대사관에서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외교부 게시물에는

ㅇ 외교관 및 관용 여권
금년4월부터 비자면제협정이 발효되어 외교관여권이나 관용여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단기방문시 (90일미만) 별도로 비자를 발급받지 않아도 됩니다.
1년에 최대 체류기간은 90일 초과할 수 없습니다.

ㅇ 관광 비자
한국 일반여권을 소지한분들은 볼리비아 입국시 비자를 발급받으셔야 합니다. 한국이나 해외에 있는 볼리비아 대사관 혹은 명예영사관에서 발급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권소지자의 경우에는 도착비자가 가능합니다, 30일까지 유효한 관광 비자를 공항에서 $51을 납부하시면 발급 받을 수 있습니다. 동 비자는 연장시 (2회까지 가능, 총 90일) 마다별도 Bs 210 ($30.00)비용을 부담하셔야 합니다.

(참고: 위 인용문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연결됨. URL 너무 길어 못 넣겠음.)

이렇게 되어 있으나 대체 "금년4월"이 언제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2009년인지 2012년인지 알 게 뭐람. 해서 저 글이 게시된 연도를 찾아 한참 헤맨 끝에 2011년이라는 사실 발견. 그럼 어쨌든 저게 가장 최신 정보겠구나.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자면 볼리비아 비자를 발급 받을 때 이제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는 필요가 없는 모양이다. (볼리비아 비자, 라는 검색을 넣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갖춰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고민 끝에 예방접종을 하기로 결심했다. 첫째, 정작 갔는데 규정이고 나발이고 일단 증명서를 내놔라, 할 경우 골치 아파질 수도 있다. 둘째, 그 경우 현지에서 주사를 맞는다 해도 의사소통의 어려움 등등으로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그리고 백신 부작용이 생겼을 때 현지에서는 대응하기가 어렵다. 셋째, 이게 제일 중요한데, 비자 여부와 관계없이 남미는 황열 위험지역이고, 위험인자는 가능한 한 줄이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

황열은 전국 검역소와 국립의료원,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맞을 수 있다. 인천검역소는 너무 먼 것 같아서 일단 국립의료원 시도. (반드시 예약을 해야 한단다) 토요일은 그런 거 안 해주고 무조건 월~금 중 와야 한다는 얘기에, 그렇다면 여기서 좀 더 가까운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가자 싶어 병원을 바꿔 예약 시도. 한데 요새 휴가철이라 환자가 많아 예약이 불가하단다. 그런데 뚝딱뚝딱 검색해 보더니 바로 다음날 한 자리 비었다며 바로 올 수 있는지 묻는다. 이거 저거 잴 때가 아니다. 국립의료원에서는 최소 출국 열흘 전에 맞으라 했으니 (항체가 생기는 데 걸리는 시간이 열흘) 일단 무조건 예약. 그런데 이게 그냥 맞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반드시 진료를 거쳐야 한다는 게 함정. 특진교수일 경우 당연히 특진료가 추가된다는 게 또 다른 함정.

그래 어제 점심시간을 틈타 빛의 속도로 도착하여 미리 처리해둘 만한 일들(인지 사전 구입. 증명서 발급에 필요한 것으로 27,000원이다. 현금만 받는다. 증명서 발급신청서도 미리 작성해 두면 좋다)을 샤샤샤샥 해치우고 드디어 진료를 받았다. 친절한 특진 선생님. 어디를 가냐, 안데스 산맥 오른쪽으로도 가냐 (안데스 산맥 위치를 몰라 오른쪽으로 가는지 안 가는지 말씀을 못 드렸다; 그래도 '제가 세계지리를 가 맞아서 잘 몰라요' 소리는 꾹 참고 안 했다), 지도를 보여주며 황열 위험지역과 말라리아에 A형간염에... 걸릴 수 있는 온갖 전염병을 다 말씀해 주신다. 엄머, 나 그런 데 가는 거였어? 한데 더 무서운 건, 이 냥반이 뭘 억지로 권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 정도 나이면 A형간염 항체가 있을 가능성이 크니 니 알아서 해라, 말라리아도 아주 고산지대로 가면 모기가 못 올라오니까 일정 생각해서 니 알아서 해라, 일정 정해지면 동네 의원 가서 처방 받아도 된다, 장티푸스도 위험하긴 하지만 깨끗한 거만 먹고 하면 괜찮을 테니 니 알아서 해라, 뭐 이런 식인 거다. 차라리 겁을 주시라구욧!

결국 말라리아 정도는 맞아도 되겠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되겠냐 여쭸더니 말라리아는 맞는 거 아니고 먹는 거라고;;; 이왕 결정한 거 뭘 다른 병원에 또 가서 처방 받겠냐 싶어서 처방을 요청했다. 그리고 또 설마 하고 (피임약처럼) 날마다 먹는 건가요? 했더니, 그런 약도 있긴 하지만 너무 번거로우니 일주일에 한 알씩 먹는 약을 주시겠다고; 으하하; 말라리아 예방약은 위험지역에 들어가기 1주일 전부터 1주일에 한 개씩, 밥과 함께 내지는 밥 먹은 직후에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내장기관에 부담이 되는 약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위험지역을 빠져나와서는 무조건 4주 동안 추가로 먹어줘야 한단다. 선생님이 4주 + 4주 이러셔서 앞뒤로 똑같이 맞춰 먹는 건 줄 알았더니 앞이 몇 주건 뒤는 4주라고;

조단조단 설명도 잘 해주시는 선생님한테 잘 다녀오라는 인사까지 받고 나와 수납하러 갔더니 오만 원 돈을 달래. 근데 그 내역 대부분이 황열 주사비가 아니었다는 게 진짜 함정이지. 말라리아약이 제일 비쌌고 (한 알에 3,000원 가까이) 그 다음이 진찰료 + 선택진료료(으으... 상급종합병원의 위력;). 정작 주 목적인 황열과 관련해서는... 행위료 1,287원. 끝. 1종 법정전염병이라 그런지, 백신 자체는 무료인가 보다. 얼결에 인지대까지 7만 원이 넘는 돈을 지출하고선 주사 맞으러 슝슝. 아, 주사기 엄청 쪼꼬맣고 귀여웠는데 상당히 아팠;;; 입만 나불대는 쥔장답게 몸은 꼼짝 않고 (의료행위에 방해가 되면 안 되잖아) "어머 선생님, 이거 아프네요!" 징징거렸다. 위쪽 팔뚝에 맞았는데 저녁 동안만 약간의 근육통이 지속되었고, 원래 열감을 달고 사는 편이라 특별히 열이 오르거나 한 건 모르겠다.

이러구러 원무과에 가서 증명서를 받고 (여권원본 또는 사본 필히 지참) 다시 부릉부릉 돌아옴. 참고로 황열 증명은 10년간 유효. 아 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접종증명서 사진이 전부 노란색이라서 "황열(Yellow fever)"이라 노란색인 줄 알았더니 그냥... 증명서가 그렇게 생긴 거였다. 혼자서 센스 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근데 오늘 검색해 보니 검역소에서는 진료비와 주사비가 공짜란다 (인천항에 있는 검역소나 공항에 있는 검역소에 예약하고 가면 됨). 증명서 발급을 위한 인지대만 내면 된단다. 아 왜 늘 필요한 정보는 뒤늦게 발견되는가. 결국 나는 또 돈으로 시간을 산 셈이다. 이렇게 병원 진찰카드만 하나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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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13/07/11 16:26 2013/07/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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