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먹고 싶은 게 많아지는 것처럼, 곧 백수를 앞두고 살 게 많아졌다. 주로 신고 다니는 여름 샌들과 운동화, 플랫슈즈는 모두 찢어지고 비가 샌지 오래 되었고, 잡곡은 한 번 먹을 분량밖에 안 남았고, 식용유는 어젯밤이 마지막이었고, 간만에 달걀말이 찍어 먹으려고 보니 케첩도 눈곱만큼 남았고... 뭐 그렇다. 기백만 원이 예약된 치과치료는 제외하고. 여행의 여파로 통장은 마이너스를 찍었는데, 왜 하필 이런 때 이렇게 갑자기 살 게 많아진 걸까.

그러다 알았다. 갑자기 살 게 많아진 게 아니라, 단지 사야 할 것들을 '의식'하기 시작한 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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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2 13:53 2013/09/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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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내게, 고행이다.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보다 무엇을 더 참을 수 없는지가 훨씬 중요해서 그렇다. 나는 보스를 품을 그릇이 안 되고, 보스는 나를 품길 드디어 포기하였다. 돌아서면 그니 욕하기 바빴는데 결국 똑같은 수준이었구나. 깨달음은 늘 뒤에 오지만 돌이킬 생각은 없다. 퇴사를 서로 합의한 후부터 비로소 숨이 다시 쉬어지기 시작했으니까. 그러나 이후를 위해 내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 무식, 부정의, 몰염치, 가난, 소음 따위의 단어가 어지럽게 돌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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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27 14:01 2013/07/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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