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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6 시력교정수술과 각막기증 by etcetera (6)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각막기증과 장기기증 신청을 한 건 2005년이었을 거다.
(의대생들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차마 시신기증 신청은 못 하겠더라; 그런 점에서 각막기증 장기기증 시신기증 모두 하겠다고 서약한 김C 같은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피 뽑아서 골수기증용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한 건 2006년이었나.
예전에 어릴 때는 장기기증이니 골수기증이니 받아서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 됐었는데(그렇게까지 살고 싶은 거야? 하는 마음), 지금은 생각이 바뀌어 살고 싶은 사람은 살고 싶은 만큼 살았으면 좋겠고,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도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라섹수술을 받은 건 2007년 8월.

시력교정수술로 유명한 안과는 수술 가능 여부만 알아보겠다고 찾아온 사람들에게까지 주민등록번호를 적게 했다. 왜냐고 물었더니, 수술 후 처방약이 나갈 수 있는데 그러려면 주민번호가 필요하다나. 그래서 미리 받아놓는 거라고. 그건 수술 받을 사람한테나 필요한 것이지 않냐고 재차 물었더니, 불쌍한 코디네이터는 우물쭈물 할 말을 잃었다.

어차피 안경 맞추는 게 귀찮아(안경 쓰는 것은 그닥 귀찮지 않았으나 안경 맞추러 가게에 찾아가서 시력검사하고 안경테 고르고 그걸 또 맡겼다가 며칠 뒤 찾으러 가는 일을 1~2년에 한 번씩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귀찮은 일이다. 하물며 오프라인에서 하는 쇼핑이라곤 식료품이 전부인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말해 무엇하랴) 가능하기만 하다면 수술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주민번호를 써 주긴 했지만 지금 생각해도 기분은 좋지 않다(고객의 소리 카드에다가도 적었는데 고쳤을 리가 만무하겠지?)

아무튼, 검사과정은 상당히 까다롭고 친절해 보였다. 시력은 얼마며, 동공크기는 얼마며, 또 뭐더라,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으나 약간의 사시기가 있다고도 했다. 참으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 설명들.

시력교정 수술 이후 나는 '큰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고, 어느샌가 안경 쓰던 시절을 잊었다. 아직 버리지 않은 마지막 안경을 보면서 가끔 감회에 젖긴 하지만.

그런데 지난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을 때 들어버린 거다.
"시력교정수술한 사람은 각막기증이 안 된대요."

그제야 머릿속에서 다음과 같은 말이 떠올랐다.
"시력교정수술은 각막을 오목렌즈처럼 깎아서 눈을 좋아지게 하는 겁니다. 어쩌구 저쩌구..."
원래 멀쩡하던 각막을 내 수정체(맞나?)에 초점이 맞도록 깎아내었으니 다른 사람에게 맞을 리가 없다.
나와 동일한 교정 전 시력을 가진 사람에게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어디 말이나 되는 말인가.
그리고 각막기능은 눈이 (거의) 안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것 아니던가. 내 깎아낸 각막 같은 게 도움이 될 리 없지.
하지만 병원에서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도 나는 그것이 각막기증과 연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갑자기 사고를 당하지 않는 한 장기기증은 거의 힘들고, 시신기증은 하지 않을 예정이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살아 생전 (확률적으로 희박한!) 골수기증과 죽은 직후의 각막기증일 텐데 각막기증을 할 수 없다니? 장담컨대, 만약 그 당시 안과에서 시력교정 수술을 할 경우 각막기증은 불가능하다고 얘기해 주었다면 나는 수술을 재고했을 것이다(그러니 안과에서도 알려주지 않은 것일까?). 그러나 친절하신 코디네이터도 간호사도 의사양반도, 각막기증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시력교정 수술 전문안과의 문제는 과도한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요구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직도 내 주민등록증에 붙어 있는 "각막기증" 스티커는 이제 떼어버려야겠지만, 지금이라도 시력교정 수술 전문병원들은 수술을 문의하는 환자들에게 수술의 부작용이나 위험성뿐 아니라 각막기증에 대한 이해와 동의를 구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장기기증과 관련 있는 수술은, 수술 전 설명과 동의 부분에 그와 관련한 고지가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법안은 누가 발의 안 하나?

(3월 19일 추가)
Narae님이 댓글로 알려주셨다. 요즘은 의술의 발전으로 시력교정 수술한 사람도 기증이 가능하단다. 얏호~ 하지만 여전히 장기기증과 관련한 고지는 각종 수술에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그건 그렇고... Narae님, 다른 의미에서도 고맙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이 썰렁한 블로그에 댓글 달아주신 첫 번째 손님이십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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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09/03/16 11:24 2009/03/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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