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닥 정확해 보이진 않는다만, 관리자 페이지에서 유입 검색어를 보면 재미있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개중엔, 늦었지만 꼭 답해주고 싶은 검색어들이 있다. 하여, 내킬 때마다 답하여 차후에 궁금해할 분들에게 약간의 도움이 되고저 이 카테고리를 시작한다.

자 그럼, 오늘의 검색어:
비알레띠 미니 에스프레소 포드

얼마 전 내가 장만한 비알레띠 미니 에스프레소(정확히는 비알레띠 미니 '익스프레스'지만 어쨌든)에 포드를 쓸 수 있는지 궁금해 한 분의 검색어렷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 돼요"이다.
비알레띠 미니뿐 아니라 모든 모카포트에는 포드(POD)를 쓸 수 없다.
걍 원두 슥슥 갈아서 살~짝 다져 넣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으잉? 포드가 대체 뭔가요? 하실 분들께도 겸사 겸사.

'포드(POD).' 미국식으로 '파드'라고 발음들 하는 바람에 요게 요상하게 바뀌어서 요즘은 '패드'라고도 불리는(생김새로 보면 그닥 이상한 이름 붙이기는 아닐세그려) 것으로, 정확한 무게로 잰 한 잔 분량의 에스프레소 원두에 적당한 압력을 가해 부직포로 포장한 것이다. 보통 E.S.E 포드라 하는데 E.S.E는 Easy Serving Espresso의 약자. 에스프레소를 뽑으려면 정확한 계량(찌꺼기가 없어야 함은 물론)과 정확한 압력('탬핑'이라고 하지요)이 가해져야 한(다고들 한)다. 그런데 바리스타가 아닌 이들이 이 '정확'을 맞추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 하여 이 작업을 기계로 스샤샥 처리해서 낱개포장해서 파는 게 포드인 것이다.

요새는 소프트 포드란 것도 나와 있는데, 이건 압력 없이 부직포에 적당량의 원두만 넣어 봉한 것이다. 에스프레소 기계엔 쓸 수 없으며(압력을 못 견디는 것으로 알고 있음), 전용 머신이 있어야 한다(그 뭣이냐. 필립스에서 나온 센세오랑 '베토벤 바이러스' 때문에 유명해진 카페 인벤토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소프트 포드 머신). 반면 하드 포드, 그러니까 원래 의미의 E.S.E 포드는 구석에 ESE라고 쓰여 있는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이나 업소용 머신에, 심지어 최최근 마련한 핸드프레소(꺄~~~)에까지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커피 필터의 종이 냄새가 같이 배어 나오기 때문에 드립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데 포드는 추출 시간이 짧아서인지 부직포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 다만 종류가 그리 많지 않고(국내에서 파는 종류는 더더구나 적다. 해외 쇼핑몰에서 구입하려도 한국까지는 배송을 안 해준다 ㅠ.ㅠ), 신선도는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고, 자체제작이 불가능하며(소프트 포드는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아마존 같은 데서 접시 모양 우주선처럼 생긴 포드 메이커를 판다),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부직포 포장에 개별 비닐포장;;;)는 것은 단점이다.

몇 줄 위에서 소프트 포드를 에스프레소 머신에 쓸 수 없다고 말했는데, 이건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모카포트나 소프트 포드 머신에 하드 포드를 넣을 수 있을까? 크기가 맞다면야 시도해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추출 압력이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고작해야 '커피 살짝 헹군 물' 정도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크기를 제외하고라도) 비알레띠 미니 익스프레스에 포드를 쓸 수 없는 까닭. 그런데 비알레띠 미니랑 포드밖에 없는 상황이면 어쩌나. 뭘 어쩌긴. 포드 뜯어서 비알레띠 미니에 탈탈 털어 넣고(모카포트에 넣는 원두는 꾹꾹 누르면 안 되니까 설렁설렁 풀어주기도 해야 할 듯) 추출하면 되겠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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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09/10/05 21:29 2009/10/05 21:29

사람들이 흔히 갖고 있는 그 커피메이커, 그러니까 드립식 커피메이커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 아, 재작년 생일선물로 1인용 커피메이커를 받아서 몇 번 써본 적은 있다. 필터를 누가 홀라당 버리는 바람에 본체도 홀랑 버려야 했지만.

첫 번째 커피메이커는 이탈리아산 모카포트였다. 1999년, 오만 군데를 다 뒤지다 백화점 한쪽 구석에서 발견하고 거금 10만 원(10년 전 10만 원이다)을 들여 들여 놓았다. 왜 그렇게 모카포트(라기보다 모카포트로 뽑은 에스프레소)에 집착했는지는 예전에 다른 블로그에 썼다 지운 적 있으니까 생략(뭐래?).

지금도 설거지 싫어하는 인간이 그 때라고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알루미늄 바디는 맛이 가기 시작하고, 센 직화 덕에 플라스틱 손잡이 이음새는 살짝 녹아서 그쪽으로 물이 새 나오곤 했다. 10만 원 들인 보람도 없이. 커피는 예전에 맛보았던 그 맛이 아니었음은 당연한 일.

그 다음은 가정용 미니 에스프레소 머신. 2004년 가을에 마련했던 것 같다. 1인용 밥통이 있던 자리에 곱게 놔두고 한동안 열심히 썼던 기계. 압력이 변변찮아 포드(pod)를 넣으면 커피 채워넣는 데 옆으로 커피가 막 새 나오던 기계. 가격도 안 잊는다. 각종 할인 받아 72,000원. (절대 ㅇㅇ이가 '치마 이천 원'이라고 듣고 "정말? 바자회에서 샀어?"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흠흠;)

그러나 역시나 설거지 싫어하는 인간이 그 때라고 제대로 했을 리가 없다. 커피 내려 마시고 몇 달 방치했더니 청록색 곰팡이가 피었다. 뒤늦게 으악 하며 필터며를 씻고 물이며 오래된 커피를 계속 내려 보았지만 한 번 생긴 곰팡내는 없어지지 않았다. 기계를 뜯어 청소해 보려고 했는데 사용설명서에 기계 뜯는 방법은 안 나와 있더라. 결국 저 녀석도 어느 밤 이마에 스티커 붙인 채 길거리에 나앉게 되지 싶다(그냥 쓰레기봉투에 버리면 안 되는 걸까?).

변천'사'라고 해 놓고 벌써 끝나가니까 좀 민망하긴 하다만, 이변이 없었으면 내 다음 커피메이커는 전기 모카포트가 되었을 것이다. 독일에서 오신 ㅇㅇ님이 사무실에 갖고 와서 한 잔씩 하사해 주시는데, 그거 참 탐스러운 거다. 가스레인지 필요 없지, 지가 알아서 추출해 주고 끝나면 알려주지... 한 가지 단점이라면 국내에선(물론 어디까지나 국내 '인터넷'이다) 안 팔더라는 것. 직화용 모카포트보다 약간 비싸다는 것. 그래 아마존을 들락거리며 결제를 시도하길 수 차례. 그 수 차례 동안 그놈의 환율이 매번 나를 막았다. 안 그래도 별 웃기는 지출(음, 그러니까 이건 옷 만들기라든지, 비누라든지, '생필'과 관계 없는 온갖 지출을 의미한다) 때문에 가계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마당에 낼름 10여 만 원을 더 쓰기가 쉽지 않았다. 좀 괜찮은 모델에 액세서리까지 구비하면 20만 원 가까이 되겠더라고.

'이변'이 생긴 건 어젯밤. 샤워를 하고 인터넷서점 ㅇㅇㅇ에 쌓인 적립금을 오늘은 써 버리겠다 결심하고 여기 저기 클릭질하다 발견한 비알레띠 미니 익스프레스. 안 그래도 파스쿠치던가 스타벅스던가에서 비슷한 애를 발견하고 침 질질 흘렸는데(5만 원이 넘더라, 흥) 고 녀석이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거다. 이상하지. 그 전에도 분명 본 애였는데 왜 어젯밤에 새삼스레 가슴이 뛰었는지.

ㅇㅇㅇ엔 품절이라 검색질로 5,000원 싸게 구입하기 성공. 그럼 ㅇㅇㅇ 적립금은 어쩌지? 재입고 된 하리오 핸드 그라인더(35,000원)로 털어 버렸다. 수술 덕에 오른쪽 팔뚝이 왼쪽 팔뚝 2/3로 줄었는데(팔뚝살이 고민이신가요? 몸통에 딱 붙여서 고정해 두고 두 달만 쓰지 말아 보셈. 눈에 띄게 줄어들 겅미.) 돌리면서 재활이나(또 뭐래?) 해야겠다.

늘! 도피오로 마시는 탓에 저 녀석이 얼마나 버텨줄지, 내가 얼마나 참아줄지 의문이긴 하다만, 무엇보다 간밤에 주문한 거라 아직 내 손엔 오지도 않았다만, 잘해보자 아그들아~ 이번엔 설거지 잘 해줄게.

그리고 예상치 않은 지출에 뒤늦게 갖다 붙인다. 해피 벌쓰데이 투 미~ (앞뒤로 일주일은 생일주간이라고 누가 그랬다 뭐! 근데 언제부터 생일 챙겨 먹었냐고?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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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tcetera

2009/08/24 10:40 2009/08/2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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